KB금융과 농협금융이 인수·합병(M&A) 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른 우리투자증권 예비 입찰에 나서기로 했다. 대신증권과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까지 가세해 '2조원대 공룡 우투'를 가져가기 위한 싸움은 4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KB금융과 농혐금융, 대신증권, 파인스트리트가 참여하면서 치열한 눈치 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를 주도하는 금융당국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한 차별이 없고, 우투증권 패키지를 일괄 또는 분리 매각할 수 있다고 밝혀 결과를 점치기가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은 당초 우투증권 패키지는 '1+3(우투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자산운용·우리금융저축은행)' 방식으로 4개 계열사를 묶어 판다고 제시했다. 가장 덩치가 크고 매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우투증권에 나머지 3개 계열사를 얹는 것이다.
그러나 '최고가 매각 원칙'에 의해 많은 돈을 회수할 수만 있다면 패키지를 모두 팔거나 쪼개파는 것도 용인한다는 방침으로 바꼈다.
현재 KB금융과 농협금융은 패키지 전체 매입을 희망하는 반면 대신증권과 파인스트리트는 분할 매입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우투증권 패키지는 KB금융과 농협금융의 맞대결로 펼쳐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소 친분이 있는 KB금융의 임영록 회장과 농협금융을 이끄는 임종룡 회장이 관료 선후배로서 '계급장'을 떼고 붙는다는 우스갯소리도 흘러 나온다.
특히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의 최대 관건인 자금 동원력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관되고 '최고가 매각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실탄을 많이 쏠 수 있는 쪽이 모든 경우의 수를 덮어놓고 가장 유리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KB금융과 농협금융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파인스트리트가 우투증권의 새 주인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지원을 받아 자금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투증권 패키지 전체를 사려면 각각의 계열사에 대한 매입 희망가를 써내고, 일부만 원하면 그 가격만 적어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21일 예비 입찰을 마감한다. 내달 말에 본 입찰이 이뤄지고, 우선협상대상자는 재년 1월 중에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