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동반성장은 ‘사회적 책임(CSR)’과 달리 ‘공유가치창출(CSV)’을 통한 클러스터(Cluster) 형태의 동반성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일산 킨텍스에서는 ‘2013 동반성장주간’ 행사를 기념해 동반성장 포럼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이날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공유가치창출과 동반성장 전략’을 주제로 동반성장 전략방안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CSR은 기업들이 외부의 압력에 대응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으로 취급됐지만, CSV는 경제적 요구를 넘어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시장을 창출하고 사회적 가치의 총량을 확대하는 활동을 말한다”며 “공유가치창출은 사회적 목적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는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경제 확장과 생활 수준 개선에 초점을 둔 ‘강한 성장의 논리’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회불균형 해소를 통해 성장의 혜택이 모든 구성원에게 공유되는 ‘포괄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CSV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CSV의 대표적인 사례로 생활가정용품기업 유니레버를 꼽았다. 그는 “유니레버는 인도 영아사망률이 높은 것이 위생과 직결되는 것을 파악하고, 항균기능이 강화된 라이프보이(Lifebuoy) 비누를 저가로 개발해 성공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전세계 소아사망률의 두 번째 원인인 설사병을 줄일 수 있다는 사살을 알리기 위해,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손 씻기 프로그램(School of Five)’을 개발해 위생과 보건을 높이는 동시에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클러스터를 통한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클러스터는 구성원들이 개인목적과 사회목적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생태계를 제공한다”며 “동대문 의류상가, 신당동 떡볶이 동네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그는 “클러스터는 좁은 의미의 일감몰아주기가 나타나는 수직적 클러스터외에도 소수 대기업의 담합이 일어나는 수평적 클러스터 등 다양한 모습에서 동반성장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이제 정부가 능동적 주체가 되어 대·중소기업간의 동반성장을 인도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대·중소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개발한 다음 뒤로 물러나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