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업자등록 정책', 한국 앱 생태계 위기 올 뻔

입력 2013-10-22 09:47 수정 2013-10-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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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앱스토어는 빈 껍데기만 남을 뻔 했다.”

개발자들은 애플이 하루 만에 사업자등록 요구를 철회한 데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허탈한 모습이다. 어떻게 그런 발상을 정책으로 내놓을 수가 있었냐고 이들은 외친다.

개발자들이 이 처럼 애플의 사업자등록 정책에 대해 거세게 반발한 까닭은 뭘까. 먼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유·무료 앱 비중을 볼 필요가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무료 앱이 90%에 달한다. 무료 앱을 제공하는 개인개발자는 별도 소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등록에 필요한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1인 개발자라도 판매액이 6개월에 600만원을 넘을 경우 자신의 수입에 대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4대 보험 등에 가입해야 하고 통신판매업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4만5000원을 내야 한다. 게다가 부업으로 개발을 하는 직장인 의 경우 대부분 직장에서 제한하고 있는 겸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업자등록이 불가능한 청소년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사업자등록을 꺼리는 대학생 역시 애플 앱스토어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11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유주완 씨의 ‘서울버스’ 같은 반짝이는 앱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개발자는 “애플의 이번 정책 변경이 철회되지 않았다면 가뜩이나 약한 국내 개인개발자 부문을 더욱 약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 개발자도 한국 앱스토어에서 앱을 배포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소, 우편번호, 이메일주소, 전화번호, 사업자 대표명 등을 노출해야한다. 이 정보를 입력하지 않으면, 앱스토어에 앱 노출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해외 개발자들은 한국만을 위해 앱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면, 앞으로 한국에 앱을 등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개인정보를 다 노출시키면서까지 전 세계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한국 시장에 앱을 등록할 필요가 있냐는 얘기다.

결국 애플의 정책으로 인해 한국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는 큰 위협에 빠질 수 있었다는 게 개발자들과 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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