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유섭의 좌충우돌]경제법률 허점 찾는 외국기업들

입력 2013-10-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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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해공항 면세점에 입점 예정인 기업이 업계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세계 2위 면세점 업체인 듀프리와 국내 패션 유통업체인 토마스줄리가 합작해 설립한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다. 이 회사의 면세점 낙찰은 경제민주화를 이용한 외국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라는 논란을 사고 있다. 국내 면세점에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외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경제 관련 법률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루이비통코리아와 애플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는 이 법률의 사각지대에 놓인 유한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현행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은 주식회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유한회사는 외부감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또 외부감사인은 감사보고서를 반듯이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회사가 커지더라도 회사 경영사항과 재무사항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내놓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국내 법률과 경제 정책이 오히려 외국기업들에게는 훌륭한 전략적 무기가 되고 있는 셈이다. 유한회사 형태의 외국계 기업은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과 수익 등에 대한 기본적인 회사정보가 시장에서 좀처럼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이런 법적인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금융당국은 유한회사도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외국계 기업은 본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 설치한 유한회사에 대해 외부감사를 받는다. 이런 점을 고려해 외국기업들이 한국에서 회사 정보를 공개하기 싫어 유한회사라는 편법적인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도 유한회사다. 지난 8월 설립된 이 회사의 기초적인 지분관계도 비밀 주머니에 싸여 있다. 단지 설립 자본금이 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원에 이르는 입찰금액이 어디서 나올지에 대해 추측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공정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법률과 정책들이 오히려 국내 대기업과 해외 대기업의 불공정 경쟁을 만들어내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을 사는 대목들이다. 외화가 모자랐던 외환위기 시절이면 모를까. 국내 경제 관련 법률이 오히려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관련 부처는 관련 법률의 맹점을 이용해 국내로 진출하는 해외기업들의 사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경제법률의 취지는 시장 내에서 기회의 평등을 통해 주체들이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법률과 정책들이 자국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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