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문의 김재영 원장 “의사는 환자에게 정직해야 인정받죠”

입력 2013-10-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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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치료, CT촬영 필요없어” 과잉진료 ‘일침’

“의사는 환자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환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환자가 왔을 때 원하는 것을 의사가 해줘야 합니다.”

흉부외과 전문의로 대학병원에서 심장수술을 하다 ‘하지정맥류’를 선택해 12년째 한 길만을 파 온 김재영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은 최근 의료계의 과잉진료 논란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데 있어 컴퓨터단층촬영(CT)은 필요 없다고 단언한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은 부분이지만 김 원장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기 위해 CT 촬영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저는 아직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하지정맥류 치료를 한다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흉부외과의 한 부분으로 정맥류와 같은 혈관 치료가 속해 있어 흉부외과에서 하지정맥류 치료를 하고 있다.

그는 교사들 대상으로 7~8년간 무료 검진을 해왔다. 아버지, 장인, 형 등 가족 중 교사가 많아 좋은 취지로 상담과 무료 검사를 하게 된 것이다. 계속 서서 일하는 직업 특성상 하지정맥류 환자들도 많았다. 그가 치료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의료법상 환자 유인 행위에 해당하는 어떠한 무료 진료도 안 되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란 푸르거나 거미줄처럼 얽힌 혈관이 다리 위로 드러나는 질환이다. 하지정맥류는 생명을 좌우하는 중병은 아니지만 당연히 치료법이 없을 줄만 알았던 질환을 치료했을 때 환자들이 마치 목숨을 살린 것처럼 좋아했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김 원장은 “어려서부터 다리가 아팠지만 원인을 모른 채 20년 넘게 살아오다가 저한테 오게 된 환자가 병을 고쳤을 때 엄청나게 놀라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면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심장수술이나 하지정맥류를 고쳤을 때나 환자의 만족감은 똑같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를 방치해 피부가 괴사할 정도로 심각했던 한 환자는 피부과를 다니다가 결국 성형외과에 가서 피부이식까지 받았지만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다리에 혈액순환이 안 되다 보니 피부이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치료를 하니 모든 것이 자연히 회복됐다.

한국에서 하지정맥류 전문으로 가장 인정받는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힘줘 말하는 김 원장은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어도 당장 급하지 않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김 원장은 “자신의 증상이 하지정맥류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기에 치료를 받아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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