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르완다행 강행 … 검찰 수사 ‘정면 돌파’ 선택한 듯

입력 2013-10-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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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이 28일부터 31일까지 르완다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2013’(Transform Africa Summit 2013 & Exhibition, TAS 2013) 참석을 위해 출국하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6일 오전 9시 3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이스탄불로 출국해 27일 오후 르완다에 입국한다. 이는 당초 같은 날 케냐를 통해 출국하려던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막판 출국을 두고 어려움이 있었음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검찰 출국금지설과 KT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이 TAS 2013 행사에 참여하게 됐지만, 이미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KT와 이 회장에 대한 소식이 전해져 KT의 아프리카 사업 전략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 이 회장, 출국금지·압수수색에도 르완다행 강행 = 검찰은 지난 22일 KT 압수수색과 함께 이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회장의 출국이 알려지면서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KT가 TAS 2013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피력한데다, 올해 영입한 검사와 판사 출신 임원 2명이 이 회장 출국에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KT 법무팀에서 근무중인 황교안 법무장관 아들의 역할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재계에서는 TAS 2013에서 이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던데다 르완다 등 아프리카 정상들과 회담을 가지기로 했던 것이 검찰을 움직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행사에 참석지 못할 경우 국격 하락은 물론 민간 기업 KT의 발목을 잡는 것이란 지적이 꾸준히 나왔었다.

또 그간 재계 CEO 중 국제행사를 이유로 출국금지가 일시 해지된 경우도 다수 있었다는 점과 일부에서 제기되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검찰이 이 회장의 출국을 허가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 회장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국제 행사 참석을 강행한데는 이 회장 특유의 ‘정면 돌파’ 스타일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KT가 그간 참여연대측의 고발이 “정상적 경영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 왔다는 점, KT 이사회가 이 회장 측근이라는 점 등도 이 회장이 쉽게 사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 검찰 압박한 ‘TAS 2013’ 어떤 행사 = 이 회장이 참석하는 TAS 2013은 케냐,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12개국 정상과 ITU, 월드은행 등 국제기구가 참석해 ICT를 통한 아프리카의 발전상을 논의하는 자리다.

특히 이번 회의는 KT를 비롯해 삼성, 에릭슨 등 19개 기업이 LTE 통신망과 교육, 결제, 미디어 등과 관련한 다양한 장비와 솔루션을 전시해 향후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KT는 이번 행사에서 르완다 정부와 함께 전시 행사를 총괄했기 때문에 CEO인 이 회장의 참석이 필수적이었다.

또 KT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앞선 유·무선 통신 기술을 선보여 르완다를 전초기지로 삼아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공격적 사업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아프리카 정상들과 회담을 가지고 향후 아프리카 진출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KT는 올해 르완다 정부와 함께 현지 LTE망 구축에 나섰고, 이를 통해 25년간 LTE 독점 사업을 획득했다. 특히 국내 기업이 모바일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독점 사업권을 획득한 첫 사례다.

한편 KT 관계자는 “TAS 2013은 KT가 심혈을 기울여 온 행사” 라며 “이번 행사는 KT 압수수색 등과별도로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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