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금이 61주 연속 상승하며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서민주택 지원을 위해 내놓은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의 이용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과 5월에 나온 주택지분매각제도를 이용한 실적이 ‘제로’였다.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서민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하반기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세대 교수로 재직할 때 발굴한 정책 대안 가운데 하나다.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은 일명 집주인 담보대출이다. 가입 대상은 전세 세입자들이 전세계약을 갱신할 때 보증금 상승분을 집주인이 은행에서 대출받고 이자는 세입자가 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 물건을 기다리는 세입자가 넘쳐나는데 어느 집주인이 번거롭게 대출을 받느냐”며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이같은 지적에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드림전세의 경우 건수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고 집주인과 임차인이 돈독한 관계에 있는 경우를 대비해 만들었다. 모든 정책이 다 잘 되길 바라는 건 욕심이지 않느냐”며 이번 정책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정부는 매번 민생과 서민이 최우선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하우스푸어·렌트푸어로 전락하며 주거지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으로 서민을 밖으로 내몰아서는 안된다. 집으로 힘들어하는 서민들이 더 생겨나기 전에 실효성 있는 정책이 속속 나와야 한다. 대통령 공약이라는 허울을 하루빨리 벗어 던지고 책상에서 빠져나와 현실성 있는 민생 정책을 내놓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