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2차 감자… 산업은행 인수가능성 낮아져

입력 2013-10-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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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자리 내놓을 가능성도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STX팬오션이 두 차례에 걸친 감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STX팬오션 인수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TX팬오션이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내놓은 감자 등의 채무재조정(회생) 방안이 법원 인가를 받을 경우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자리를 지키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5일 STX팬오션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지분을 차등 감자하는 방안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인가 전 발행된 보통주 2억585만주 가운데 STX, STX조선해양, STX엔진, 강덕수 전 회장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약 2517만주)은 10대 1로, 일반주주가 소유한 보통주 1억7956만주는 2대 1로 병합한다. 또 주식 병합으로 발생하는 1주 미만 단주와 자기주식 112만여주는 모두 무상 소각된다.

STX팬오션이 차등 감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경영상황이 악화된 기업 오너인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책임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주주는 감자 비율을 높여 지분율을 떨어뜨리고 소액주주는 낮은 비율로 감자를 실시하게 된다.

1차 감자에 이어 STX팬오션은 1조2500억원 가량의 채무를 신주(주당 1000원)로 출자전환을 진행한 뒤 잔여 주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차례 더 10대 1 감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2차례 감자를 거친 후에는 결과적으로 대주주 100대 1, 일반주주 20대 1이 된다.

STX팬오션이 2차례에 걸친 감자를 결정한 이유는 신주가 발행되는 금액만큼 채무가 줄어들지만 자본금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비정상적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1000원짜리 주식을 1만원에 발행할 경우 1억2500만주가 신규 발행되지만 자본금(1000원×1억2500만원)은 1250억원이 되는 것이다. 이에 1조1250억원의 채무가 사라지면서 ‘영업외 이익’이 발생하는 모순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모순을 없애기 위해 액면가로 주식 12억5000주를 발행한 후 발행 주식을 10대1 병합을 통한 자본금 축소(감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같은 회생안이 인가를 받을 경우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자리를 내줘야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기존 STX팬오션 2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은 지난 21일 STX와 유천일 대표 등이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함에 따라 최대주주가 됐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은 20대 1의 감자를 통해 기존 3000만주에서 150만주로 줄어들게 된다. 신주는 10대 1감자가 되는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법원은 STX팬오션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관계인 집회를 연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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