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관투자자들 한국기업 DR 원한다”

입력 2013-10-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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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한국 DR(주식예탁증권)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DR을 발행한 한국 기업은 38개에 불과합니다.”

그레고리 로스(Gregory Roath) 뉴욕멜론은행 아태지역 DR 책임자는 30일 한국예탁원이 주관한 ‘해외직접금융 활성화를 위한 DR발행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로스 책임자는 “MSCI신흥지수의 경우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중치 기준 세계 2위”라며 “구성을 맞추기 위해 한국 기업 종목들이 들어가야 하지만 DR 발행 기업이 적어 포트폴리오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형 펀드의 경우 한국 주식시장에서 직접 투자할 수가 없어서 DR을 찾고 있지만, DR 종목 수가 적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삼성SDI, 영원무역 등 38개 회사가 45개 종목을 런던증권거래소 등에 상장한 상태다. 그러나 대만 인도 등의 국가에 비하면 해외 DR 발행 규모가 크지 않다.

로스 책임자는 “한국 기업의 경우 발행회사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예탁기관이 해외시장에서 DR을 발행하는 ‘스폰서드(Sponsored) DR’ 발행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발행에 제약이 있는 편”이라며 “중·소형 펀드가 기업에 발행을 요청하면 발행회사의 동의 없이도 DR을 발행할 수 있는 ‘언스폰서드 (Sponsored) DR’ 발행이 필요해 보이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장외시장 오티씨 마켓(OTC Markets) 크롬웰 컬슨 (Cromwell Coulson) 사장도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주식·DR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의 다변화를 원하고 있어 펀더멘털이 양호한 한국 기업 DR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컬슨 사장은 이어 “해외DR은 단순한 자본조달뿐 아니라 회사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특히 세계 금융자산의 2분의 1이 몰려있는 미국의 경우 포털 등을 통해 회사의 정보가 제공돼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뱅크오브뉴욕 멜론, OTC 마켓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거래소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DR 발행 과정과 해외거래소 상장 요건 등을 설명했다.

한편 해외DR은 국내에서 발행한 주식을 금융사에 예탁하고 이와 동일한 규모로 해외에서 발행해 유통시키는 증권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자국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유상증자에 비해 주가 충격이나 물량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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