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세계백화점 고객들은 최근 이상한 우편물(DM)을 받았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개점 83주년 행사를 알리는 DM 표지는 여느 때와 같았지만, 막상 페이지를 넘겨 보니 첫 페이지부터 12페이지까지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았던 것. 당황했던 고객들은 마지막 페이지를 펼친 후에야 고개를 끄덕였다.
3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이같은 백지 DM은 ‘그린 경영’의 일환이다. 열 명에게 종이 DM을 보내면 13년생 나무 한 그루 분량의 종이가 소요되기 때문에, 종이 DM을 단계적으로 없애 환경보호에 앞장서자고 고객들에게 동참을 호소하는 전략이다.
사내에서는 아예 백지 DM도 보내지 말고 문자나 이메일로 안내해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신세계는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백지 DM을 보냈다.
이번에 보낸 백지 DM은 총 10만부로, 전체 DM 150만부 중 10%에 못 미친다. 고객 혼란 등을 우려한 신세계백화점은 스마트폰 환경에 익숙한 20~30대에게 우선 백지 DM을 보내 자연스럽게 종이 DM을 없애나가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종이 DM의 대안으로 제안하는 것은 ‘앱쇼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백지 DM을 가져와 신세계백화점 앱을 설치하는 고객에게 점포별 500명 선착순으로 스타벅스 머그컵 등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 이 고객들은 앞으로 앱을 통해 다양한 쇼핑 정보와 할인쿠폰 등을 제공받게 된다.
최민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동시에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며 “신세계백화점 앱을 통해 종이 DM보다 더 빠르고, 상세한 쇼핑정보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 8월말 앱을 리뉴얼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1년 업계 최초로 종이 전단지를 없애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