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시민단체의 배임혐의 고소와 검찰 수사 등 전방위 퇴진 압력에도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간 검찰의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상태에서 아프리카 출국을 강행했던 이 회장이 29일(현지시간) 아프리카 키갈리 세레나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자신의 거취문제와 5년간 KT를 이끈 소회에 대해 담담히 털어놨다.
이 회장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차명계좌 발견 보도와 관련, “KT는 글로벌 컴퍼니로 투명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기업”이라며 비자금조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 22일 전격 이뤄진 검찰 압수수색과 최근 보도된 차명 계좌발견 보도에 대해서도 “그걸 믿느냐”며 반문할 만큼 자신감을 내비쳐 검찰 수사가 어느선까지 진전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KT 회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내가 있는 순간 최선을 다할 뿐, 내가 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밝혀 상황에 따라서는 KT 이사회나, 외부 상황 변화에 따라 퇴진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지난달 진행된 KT와 본인 자택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대체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는 우회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번 검찰 수사를 두고 “거대 쓰나미를 어찌 돌파하겠느냐,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해 상황 변화에 따라 물러날 수도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그는 최근 일고 있는 여러 의혹과 관련해서도 “KT가 그동안 추구한 것은 투명하고 시스템적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기업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3년 연속 지속가능기업 평가지수 1등을 달성했고 이는 굉장한 변화”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또 르완다를 거점으로 한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애정과 확신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10년 후 지금과 완전히 다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맺었다”면서 “아프리카 사업은 실패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이 회장은 “기조연설 후 여러 나라에서 같이 사업하자고 요구한 만큼 수익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KT의 미래는 탈통신과 글로벌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젠 통신이 아닌 곳에서 수익을 올려야 한다”면서 “국내에 머무는 기업은 독점 말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아프리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리고 있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2013’에 참여하고 있으며, 30일 르완다를 출국, 케냐를 거쳐 내달 1일 입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