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미네르바 박대성(35)씨에 대한 수사 및 기소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홍성욱 판사는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논란을 불러일으킨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홍 판사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씨가 무죄 판결을 받은 까닭은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범죄가 증명되지 안핬기 때문"이라며 "비슷한 사안에서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기소한 전례가 거의 없다고 박씨에 대한 공소제기 자체를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홍 판사는 당시 국내외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심리가 커진 상황이었던 점, 박씨의 글로 대외신인도 추락을 우려한 기획재정부가 해명에 나선 점도 수사의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근거로 들었다.
박씨는 2008년 7월과 12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환전 업무가 중단됐다', '정부가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긴급공문을 발송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이듬해 1월 긴급체포됐다.
당시 검찰은 공익을 해치려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박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2009년 4월 "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이나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는 이때까지 104일간 옥살이를 했다.
한편, 박씨는 형사재판을 받던 중 기소의 근거가 된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이 법 47조 1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해 공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2010년 12월 "'공익'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추상적이어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