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자신에게 걸린 살인교사 등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 마련된 임시법정에서 첫 공판을 받았다.
그는 재판에서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주역들이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나는 여전히 이집트의 합법적 대통령이며 강압에 의해 치러지는 이 재판은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집트는 국가이지 군사기지가 아니다”라며 “군부통치를 끝내야 한다. 나는 법원이 군부 쿠데타를 옹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무르시와 같이 법정에 섰던 14명의 무슬림형제단 피고인들은 ‘군부 퇴진’구호를 외쳤으며 밖에서는 무르시 지지파 수백명이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무르시가 대중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7월 군부에 축출된 이후 처음이다.
이집트를 40년간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와중에 쫓겨났다.
무바라크는 지난 8월 살인방조와 일부 부정부패 혐의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아 석방됐으나 여전히 공판이 진행 중에 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1년 만에 반대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면서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군부에 의해 지난 7월 축출됐다.
그는 이날 지난해 12월 대통령궁 앞에서 무르시 지지ㆍ반대파 시위가 발생했을 때 8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살인과 폭력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