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불완전판매가 높은 이유는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텔레마케팅(TM) 및 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다양한 판매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판매 방법들은 불완전판매로 이어지고 있고 소비자들은 보험사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권을 흔들고 있는 ‘동양사태’로 불 붙은 금융사들의 불완전판매 논란이 보험권으로 옮겨 붙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 보험사 상품 10개당 2개 상품 불완전판매 = 불완전판매란 판매된 보험상품 중 ‘품질보증해지 건수·민원해지 건수·무효건수’의 합을 ‘신계약 건수’로 나눈 비율이다.
불완전판매는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 및 투자 위험성 등에 대한 안내 없이 판매한 지표를 말한다.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 중 10개당 1개는 불완전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에 청약 철회 건수를 포함한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율은 생보사 중 KB생명이 19%로 가장 높았고 우리아비바생명(14.3%), 흥국생명·동양생명(14.2%), AIA생명(13.6%), 라이나생명(12.6%) 순이었다.
미래에셋생명(11.8%), 하나HSBC생명(10.9%)도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율이 10%가 넘는다.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3.6%), 교보생명(5.4%), 한화생명(4.7%)의 불완전판매율은 평균 4.5%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손보사 중에서는 ACE손보의 불완전판매율이 19.2%로 가장 높았고 AIG손보(13%), 흥국화재(8.3%), 롯데손보(7.3%) 순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 빅4 가운데는 삼성화재의 불완전판매율이 1.5%로 농협손해보험(1.2%)과 함께 손보업계에서 가장 양호했고 LIG손해보험(5.8%)과 현대해상(5.3%), 동부화재(4.8%)는 대형사치고는 좋지 못했다.
◇ 비대면채널 불완전판매 활발 = 보험사들은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저가·표준화 상품 중심 틈새시장 노려 텔레마케팅(TM) 채널을 늘리는가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보험사 광고부터 쇼핑 호스트가 직접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홈쇼핑까지 비대면 채널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비대면 채널을 통한 판매는 보험설계사와 개인대리점 등 대면 채널보다 불완전판매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비대면 채널 불완전판매율은 손보사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의 불완전판매율은 TM(18.7%), 홈쇼핑(15.4%), 다이렉트(15.6%) 등이 업계 평균(7.4%)보다 2~4배 높게 나왔다. 손보사도 TM(16.8%), 홈쇼핑(11.9%), 다이렉트(13.2%) 판매에서 업계 평균(4.7%)보다 2~3배 높았다.
비대면 채널은 담당설계사의 설명을 직접 듣고 계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상존하며, 충동구매가 빈번하고 비교적 완화된 통신판매철회권(30일 이내) 등이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M 보험판매의 본질적인 문제는 전화로 설명하다 보니 고객들이 상품의 주요 사항을 이해하기 어렵고, 고객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상품의 위험성’에 관한 부분을 별 생각 없이 넘길 수 있다는 점이다.
홈쇼핑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는 그동안 자극적인 표현과 보장내용에 대한 의도적 부풀리기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비대면 채널 판매뿐만 아니라 보험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보험업계도 비대면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의 문제점을 알기에,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고객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TM 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아 지난해부터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TM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따로 전화를 걸어 안내를 제대로 받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