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사도 될까요]견본주택마다 인산인해… 부동산시장 “살아있네”

입력 2013-11-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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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8주 연속 오름세 ‘훈풍’… 취득세 영구인하 등 국회 통과땐 상승세 진입

▲8•28대책 이후로 수도권 주택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일각에선 아파트값이 바닥을 쳤거나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분양시장도 분위기가 호전돼 주말 견본주택마다 수만명의 사람이 몰리고 있다. 사진제공 반도건설
최근 부동산시장은 확실히 예전과 분위기가 달라졌다. 매매시장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8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가격도 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중순 이후 거래가 정체되며 상승폭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반등 여지는 남겨놓은 상태다.

거래량도 확연한 증가세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7522건으로 전달(4197건)보다 79.2% 증가했다. 거래 비수기인 지난 7월(1912건), 8월(2789건)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정부가 8·28 대책으로 취득세를 영구 감면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국회에서 관련법이 처리되지 않은 상황인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주택법에 속도를 내고 있어 최근 감소세로 돌아선 주택 거래량이 다시 반등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각종 지표상으로도 바닥을 쳤거나 근접했다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주택경기실사지수(HBSI)를 보면 주택사업환경지수 전망치는 서울 98.6(39.1포인트↑), 수도권 89.9(37.2포인트↑), 지방 98.6(11.4포인트↑)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건설업체들의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주택가격전망CSI 또한 전달보다 4포인트 오른 113을 기록해 올 1월 조사항목에 처음 포함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만큼 향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분양시장의 경우 주말 견본주택마다 수만명의 사람이 몰리고 있다. 덕수궁 롯데캐슬, 위례 아이파크, 래미안 잠원, 하남미사 푸르지오, 대구 월배 아이파크 등 최근 청약에 나선 사업장 대부분 순조롭게 순위내 마감에 성공했다. 각 건설사들이 올해가 가기 전 분양에 나서면서 이달에도 대규모 물량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경매시장의 경우 이달 서울의 낙찰가율은 82.3%를 기록했다. 2011년 5월 84.5%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지역의 낙찰가율은 81.8%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그동안 집값 하락폭이 깊어지면서 공급량이 줄고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전환도 이뤄지고 있다"며 "취득세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이어진다면 집값 하락폭이 더이상 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김 연구원은 수도권 집값이 소득 수준보다 높은 편이지만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 총량은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은 부족한 상태여서 거품을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경제 여건이 개선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가격 하락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불황에서 빠져 나온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서 거래량이 줄고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시장 활황도 가을 성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데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가 주도하는 주택 매입 현상이 지역적으로 편차를 보이고 있어 일부 지역의 분양 성공을 시장 전체의 분위기로 해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명 부천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과 전세난, 가을 이사철 등이 맞물리면서 표면적으로 9~10월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역별로 국지적 움직임과 전용 85㎡ 이하 중소형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바닥을 논하는 것은 성급한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진입하기 위해선 부동산 핵심 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거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형주택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주택자들이 과도한 세금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에 이때를 노려 매물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이 늘어 가격은 다시 하락할 수 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계속 보유하거나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동력이 있어야만 주택시장은 불황의 터널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생애최초주택 구입자 혜택의 일몰기간이 2개월밖에 남지 않아 현재 나타나는 시장 변화의 긍정적 요인들을 지속시키려면 취득세 인하 등 각종 법안들의 국회통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치적 요인이 주택시장 회복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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