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사도 될까요] ‘부동산 1번지’ 강남 재건축, 체감온도 올랐지만…

입력 2013-11-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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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늘고 재건축 사업 다시 속도 ‘회복 조짐’?… 매매가 두달 만에 다시 하락세 ‘반짝 상승’?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심리가 커지며 재건축 물량들이 소진되는 등 긍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바닥론을 확진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 역시 적지 않다.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도 바닥을 치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과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 역시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들썩이면서 이같은 ‘집값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정부의 8·28 전·월세 종합대책으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살아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재건축 시장 어떻길래?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하락하던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이 올 들어 오름세를 타고 있고 매매 거래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대부분 8·28 대책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은 아닌 것으로 분류된다. 중대형이 많고 전체 아파트의 80% 이상이 6억원을 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재건축 사업장이 많고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급매물이 상당수 빠졌다.

게다가 물량 역시 받쳐주며 본격 상승세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래미안대치청실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모두 5개 단지가 잇따라 분양될 예정이다. 그동안 분양이 뜸해 재건축 단지를 기다려온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일반분양분 중 전용 85㎡ 이하에는 올해 말까지 계약하면 취득 후 5년간 양도세 면제 혜택이 주어져 양도차익을 기대한 수요도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분양시장에 나오는 5개 단지의 물량은 4114가구로 일반분양에 앞서 동·호수가 정해지는 조합원 입주권 3279가구와 일반분양분 835가구다. 일반분양분의 경우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조합원 몫도 관심을 끈다.

5개 분양 단지는 송파구를 제외하고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나온다. 지역적으로 대치동·역삼동·반포동 등 강남권에서도 입지 여건이 좋은 곳들이다. 대부분 지하철 등 교통이 편리하고 각급 학교가 가까워 교육 여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분양가는 만만치 않다. 래미안 대치청실이 3.3㎡당 평균 3200만원으로 결정됐다. 아크로리버파크는 5개 단지 중 가장 비싼 3.3㎡당 4000만원 정도까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 84㎡형의 경우 1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양도세 감면 혜택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이 이뤄지면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 및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장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 불확실성이 제거될 경우 거래가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아직은 시기상조, 관망세도 많아

하지만 아직 재건축 시장으로 집값 바닥론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수치로 보여지는 결과가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면 거래 증가뿐 아니라 집값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야 한다"며 "8·28 전월세 안정 대책 이후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다거나 집값이 올랐다는 통계는 없어 바닥론을 확진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의 통계로는 바닥을 탈출했다기보다 급매물이 소진됐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8·28전월세 대책 마련 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재건축 시장도 한동안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아 두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재건축 단지들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세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대책 마련 직후 재건축 단지 급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돼 왔다. 이후 사업은 속도를 내며 진행됐으나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았다.

이 밖에도 전국 재건축단지 매매가격은 전월에 비해 0.1%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99조8450억원으로 585억원가량 감소했다.

특히 여전히 국회에 발목 잡혀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나 분양가상한제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법안 통과 여부 등의 정책 역시 본격 상승세를 붙잡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추격 매수세가 따라 붙으려면 새 정부의 규제 완화 대책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져 답답한 상황"이라며 "만약 여러 가지 부동산 정책들이 빨리 정리되지 못하면 주택시장은 또다시 침체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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