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빠진 현대차, 문화에 심취하다

입력 2013-11-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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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문화다. 현대차가 임직원들의 역사의식 함양 강조에 이어 문화예술 분야에 장기적이면서 대규모 후원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7일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10년간 120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실험은 문화 예술계에서 새로 시도되는 혁신적인 후원 프로젝트로서 메세나(Mecenat)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후원을 통해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예술 한류를 주도할 차세대 예술가를 양성하고 대중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문화와 산업의 이종 교류를 통해 혁신적이고 감성적 제품 개발을 위한 창의 인프라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 내재돼 있다.

이는 자동차가 문화적 산물의 결정체, 즉 문화의 집약체라는 인식이 배경이다. 문화 예술로부터 영감을 얻고 스토리를 개발해 ‘기술’의 차원을 넘어 자동차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구현하겠다는 혁신의 의지가 담겨있다.

정몽구 회장은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함께 파는 것”이라며 “이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는 전기전자, 화학, IT, 신소재가 결합된 이종산업 융합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역사와 문화도 융합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현대차만의 가치를 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가 문화에 심취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현대차의 내부적인 문화 지수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게 사내외 평가다. 양재사옥 대강당을 콘서트 홀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매년 5차례 이상 유명 가수와 뮤지컬 팀을 초청해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부활, 박정현, 김경호의 콘서트, 신치림의 ‘퇴근길 콘서트’, 뮤지컬 ‘뮤직쇼 웨딩’ 등이 무대에 올랐다. 사내 문화예술 동아리도 회사의 적극적 지원 아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댄스 동아리, 밴드 동아리, 오케스트라 동아리 등이 매년 동료들과 지인들 앞에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전국 각지의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찾아가 순회 공연을 펼치는 ‘H페스티벌’, 현대차 전시장을 갤러리로 활용하는 ‘H-art 갤러리’ 등도 현대차의 대표적인 사내 문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유명 작가가 현대차 사업장의 일상적 공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임직원들은 사내 모니터 등을 통해 이 예술 사진들을 관람하고 있다.

현대차의 문화 지수가 내부에서 외부로, 문화예술 후원에서 예술로부터 영감을 얻는 제품 스토리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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