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게임산업]“IT·사람 인프라 구축 20년…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우뚝”

입력 2013-11-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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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규 NS스튜디오 대표

“한국 게임은 콘솔도 아니고 아케이드도 아니고 온라인 게임에 강하다. 이유는 딱 하나다.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전 네오위즈 대표에서 개발사 NS스튜디오로 돌아온 벤처 1세대 CEO 윤상규 대표는 한국이 온라인 게임 강국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윤상규 대표는 “온라인 게임은 인터넷산업과 맥을 같이한다. 1990년대 말부터 정보통신을 육성하며 IT 인프라가 구축돼 한국은 세계 최초로 온라인 게임을 상용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T강국의 초석이 된 초고속정보통신망사업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1년 동안 8000억여원을 투입, 전국 144개 지역에 2만㎞에 이르는 최첨단 광케이블을 구축했다. 1998년엔 두루넷을 시작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돼 급속히 보급되면서 ‘인터넷 강국’ 한국의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상용 서비스 4년 만인 2002년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1000만 가구를 넘었다. IT코리아의 초석을 다졌던 것이 지금의 온라인 게임 강국 코리아를 만든 것.

한국은 분산 서버의 네트워크 기술과 사용자에 대한 게임 운영관리(GM) 기술, PC방, 초고속 통신망(ADSL), 모바일 빌딩의 과금 시스템 등 보완적 인프라에서 세계적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의 넥슨은 1995년 세계 최초 그래픽 머드 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고 1998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내놓게 된다. 리니지는 게임학의 세계적 석학 에스펜 아세스가 2004년 ‘퍼스트 퍼슨’이란 저서에서 “게임의 미래뿐만 아니라 미래의 인간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만들어 낼 거대한 사회적 실험이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윤 대표는 IT 네트워크와 더불어 ‘사람’에 대한 인프라를 성공요소로 꼽았다.

그는 “인터넷 사업을 해나갈 수 있는 숨은 공신은 바로 네트워크를 이해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줄 알았던 인적자원”이라며 “1년 된 장인과 20년 된 장인의 내공이 다르듯 20년이란 역사를 가진 한국이 길어야 5년 된 중국보다 온라인 게임 개발에서 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정부의 날선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높은 인기 속에 잘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1위는 없다”면서 “2000년대 모바일 콘텐츠 제작이 꽃피고 있을 때 업체들은 망 개방을 주장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아 많은 업체들이 모바일 콘텐츠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거 만화를 규제하며 산업이 휘청거렸는데 아마 그때 규제가 없었다면 한국의 만화산업은 정말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을 것”이라며 “지금의 규제는 현재 게임산업보다 향후 국내 게임산업에 미칠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게임 심의를 통해 게임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현재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산업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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