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김치 한 포기 싹둑싹둑목살 돼지고기 몇점, 양파 마늘 고추보글보글 구수한 냄새익어가는 레인지 위의 김치찌개해거름판 멀리 밭매고 돌아오던 어머니땀에 젖은 누우런 머리수건이축 늘어진 묵은지 닮았었지흙냄새 가시지 않은 투박한 손등부지런히 다시 움직이던 어둑한 부엌싸악싸악 묵은지 썰던 소리남은 양념 이것저것 양은냄비에 몰아넣으며“오늘은 반찬이 없구나~”애틋한 한숨도 버무려 넣어바쁘게 끓이던 김치찌개그 안으로 어머니의 피곤과 땀도 쓸려 들어갔었다허기 속에 기다리던 저녁 밥상한가운데 구수한 김이 산같이 뭉게구름으로 피어오르던 그 김치찌개맛이 다 간 신김치가 싹둑싹둑산해진미로 변신했던 요술찌개이제도 아른거리는 정겨운 어머님 냄새오늘 식탁 위에 그윽하게 번져오를 엄니김치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