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기아차 美 조지아공장 3교대로 바꾸니 직원 만족도 ‘up’ 노동생산성 ‘up’

입력 2013-11-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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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복지·회사 위상 등 최고로 꼽아…차 한대 생산시간도 15.9시간 기록

▲기아차는 3교대제 도입으로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제공 현대기아차

“지지직, 지지직~”, “드르륵, 드르륵~”.

로봇의 용접 소리와 인간이 내는 드릴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요란하다. 한쪽에는 팔 모양의 로봇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동차 패널에 연신 불꽃을 일으킨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근로자들이 기다란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자동차 도어를 조립하느라 바쁘다.

소란스러운 와중에 조립 라인 한쪽에 마련된 회의 장소에서는 작업반장이 마이크를 들고 직원들 앞에서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하루 3번 교대시간 때마다 펼쳐지는 풍경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설립된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를 찾았다. 때마침 교대시간이라 공장은 직원들로 붐볐다.

조지아공장은 지난 2011년 3교대제를 도입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미국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 수요가 많은 차종을 생산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를 급격히 늘리고 있었다. 그러나 제한된 생산능력으로 급증하는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현지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택했다.

◇3교대제… 직원에게도 인기만점= 조지아공장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4만~5만 달러다. ‘10시간+10시간’ 형태의 주야 2교대제를 ‘8시간+8시간’ 형태의 24시간 생산체제인 3교대제로 전환하면서 직원들의 임금은 기존보다 약 25% 줄어들었다. 그러나 오히려 기존 직원들은 근로시간 감소에 따른 임금 감소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곳 특유의 가족 중심 문화 때문이다.

전병호 기아차 조지아공장 경영관리실장은 “이곳 남부지방은 가족 중심 성향이 강해 근로 시간이 줄어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문화 덕분에 3교대제가 긍정적으로 도입됐다”고 말했다.

3교대제를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한 회사 측의 준비와 사후관리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4주에 한 번씩 근무시간을 바꾸며 직원들은 낮과 밤이 바뀐 생활리듬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또 편의시설 확충과 근무환경 개선으로 직원들의 근무 의욕을 고취하는 데 주력했다.

랜디 잭슨 기아차 조지아공장 부사장은 “임금 감소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임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며 “주차장 확대, 구내식당 운영 시간 등을 연장하는 등 변화로 인한 불편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 이후의 안정적 생활도 보장하는 퇴직연금 프로그램 역시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 입사한 프레드 인그램은 “경비원 재직 당시 복지제도나 급여제도가 좋지 않았다”며 “이에 비해 기아차는 글로벌 기업답게 근무환경이나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생산체제 바꾸니 생산량 두 배 늘어= 조지아공장이 3교대제로 전환되면서 성과는 금세 드러났다. 2010년 15만3665대이던 연간 생산대수가 2011년 27만3751대, 2012년 35만8520대로 크게 증가했다. 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총 시간인 HPV도 조지아공장은 15.9시간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한국 HPV 28.4에 비해 절반 가까이 생산 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가동률과 편성효율도 늘었다. 조지아공장의 상반기 가동률은 108.4%. 전체 해외공장 중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정 표준인원과 실제 투입 인원 수 비율을 나타내는 편성효율 또한 9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늘어난 생산성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126만606대를 판매해 점유율 8.7%를 달성했다. 올해도 7월까지 110만8266대를 생산해 현대기아차 전체 해외공장 중 최단시간인 양산 개시 44개월 만에 100만대 생산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스튜어트 카운테스 이사는 “조지아공장은 설립 전부터 인력 배치, 생산 계획, 생산 프로세스, 작업 환경 등 여러 부문에 걸쳐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높은 생산성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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