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공적인 성격이 큰 금융회사의 특성 탓도 있지만 정부가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부 금융정책의 핵심은 서민금융 활성화와 금융소비자 보호로 요약된다. 정부는 금융회사가 그동안 국민의 혈세를 바탕으로 지금의 자리를 지켜온 만큼 경기침체기 서민의 고통을 적극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은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수익이 반 토막 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사회공헌은 지속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의 이런 노력은 사회공헌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려운 영업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 실적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 활동 금액은 6990억원으로 2011년보다 5.4%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26.1% 급감한 것을 고려하면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섰음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은행권 경영실태 평가 시 사회적 측면 평가 비율을 1.6%에서 9%로 크게 확대한 만큼 향후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금융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이 기부금 지원이나 봉사활동 등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전사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사회공헌 활동이 ‘하면 좋은 일’에서 ‘해야만 하는 일’로 그 의미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금융권은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극히 작은 규모를 사회공헌 활동에 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를 거둬들이며 배를 채우는 한편 금융민원도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수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 비용은 5% 안팎에 그치는 등 소비자보호를 도외시했다는 것.
하지만 금융권은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히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한 고객 충성도 향상과 신규고객 유치 등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이에 사회공헌 관련 조직을 확대·개편하거나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그룹 회장은 물론 임직원들이 대거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정부 및 사회적 요구와 금융회사 자체 필요성이 결합돼 사회공헌 활동은 금융회사 주요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사회공헌 활동 방식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 및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 기부금을 주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기존의 일시적 지원에서 현재는 이들의 생활환경을 본질적으로 개선해 줄 수 있는 교육 및 취업지원 등으로 그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개인 또는 가정, 기업 등 소규모 주체가 아닌 문화예술 활동 지원, 환경개선 활동, 의료서비스 제공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또 국내뿐 아니라 해외 빈곤층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는 등 글로벌 금융회사로의 도약 발판도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