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기장 아들 "안개 위험에도 계속 잠실로 와라"

입력 2013-11-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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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부기장 모두 대통령 전용기 조종 베테랑 '씁쓸'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에 충돌한 민간 헬리콥터의 조종사가 출근 전 짙은 안개로 비행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는 유족 측 진술이 나와 이목을 집중시켯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로 사망한 헬기 기장 박인규(58)씨 아들은 사고 직후 아버지의 시신이 이송된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에서 기자와 만나 "아침에 아버지가 회사와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들 박씨는 "아버지는 '안개가 많이 끼어 위험하니 김포에서 직접 출발하는 게 어떠냐고 상의한 것으로 들었다"며 "그래도 회사에서는 계속 잠실로 와서 사람을 태우고 내려가라고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헬기는 LG전자 소속 8인승 시콜스키 S-76 C++로, 오전 8시46분 김포공항에서 이륙해 잠실 선착장에서 LG 임직원을 태우고 전주 공장으로 갈 예정이었다.

아들 박씨는 "국회의원인지 확실치 않지만 높은 사람도 같이 타고 내려간다고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아버지는 잠실에 들렀다 전주까지 시간을 맞춰 가려면 시간이 없다고 급하게 나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와 부기장 모두 군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조종한 베테랑이었다"면서 "김포에 모여 출발했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날 오전 8시54분 삼성동 38층짜리 아이파크아파트 24∼26층에 헬리콥터가 충돌하고서 화단으로 추락, 기장 박인규씨와 부기장 고종진(37)씨가 사망했다.

주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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