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전도사’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에 걸맞는 새로운 농업·농촌 정책의 패러다임을 통해 ‘배려의 농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 농정이 나가야 할 방향키를 잡는 데 주력했다며, 향후 5년간은 과거의 냉정한 반성위에 새로운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책임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농촌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6차 산업화를 제시했다. 농업 첨단기술이 융·복합된 산업으로 육성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관광 등도 포함된 거대한 농업 공동체를 구상했다.
△취임 이후 ‘국민공감농정위’를 만들어 식품 계획을 수립해서 발표했는데 5년간 농업계획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는 것인가
“새 정부가 출범을 했으니 지향하는 가치와 발전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과거 농정의 반성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동안 농업인들과 소통이 부족했고 너무 일방적이었다. 정책도 효율성 위주의 정책이다 보니 제외된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 올 4월초 국민공감농정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참여자들이 모여 시작을 했다. 새 정부 농정의 큰 흐름은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해 소통과 배려의 주제로 나가자는 것이다. 복지나 공동체 개념을 결합해 기존의 효율농정에서 형평성 등 영세 농민을 고려하는 농정이 되겠다.”
△복지행복농으로 가기 위한 정책은 무엇이 있나.
“크게 접근 방향에 대해서는 효율성과 경쟁력을 추구하고 대상은 개별대상에서 공동체로 넘어간다. 구체적으로 창조농업이라고 생산가공으로 융·복합하는 쪽으로 ICT, BT 등 첨단기술농업을 통해 농업의 범위를 넓힌다. 농경의 경우 오미자 생산과 가공, 관광을 따로 지원하는데, 이것을 산업 크러스트로 묶어서 하나의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농가 소득을 높이자는 것이 우리의 오랜 목표다. 재해보험이나 농업수익보장보험을 통해서 안정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한다.”
△안반데기 마을에 갔는데 이상기후로 피해를 봤지만 배추가 재해보험 대상이 아니어서 농민조합 적립금과 정부 지원 최소수급안정자금으로 버티고 있었다.
“재해보험도 대상품목을 바꿨다. 쌀의 경우 가격을 달리하고 상품종류도 다양하게 했다. 재해보험 피해를 조사하는 시간도 절반으로 줄였다. 그럼에도 올해 재해보험 가입률이 조금만 올랐다. 안반데기도 기상재해로 물량을 조정하는데 앞으로 농업수입보장보험을 도입해서 FTA 등으로 가격이 변할 때 커버하자고 했다. 지난 늦여름 안반데기 사람들과 만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온 우리나라 농업유산인데 관광지로 개발해 고랭지 배추의 6차산업지구로 하자고 했다.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지자체가 참여해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한·중FTA 협상 중인데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기회가 아닌가 하는 얘기도 있다. 중국 상류층이 한국의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중국의 상류층은 안전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한국 농식물은 안전하다 믿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많이 만들어서 안정적으로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국 사람이 좋아하는 농·식품을 파악하고 새로운 상권을 개발하고 시장조사도 하고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만들어 안전한 물량과 품질을 확보하는 생산유통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농산물 무역외교로 중국 관리를 초대하고 농산품도 보여줘서 협의를 할 생각이다.”
△일각에서 대기업은 전문적인 중국 진출이 되는데 농·식품부는 조금 부족하다고 한다.
“시장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일은 분위기를 만들고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가진 유통망을 통해서 수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농업인들과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것들을 대기업의 유통망을 통해 팔 수 있도록 상생을 유도한다. 농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을 팔고 중국에 aT센터의 지정소를 더 만들어 한국 농산물을 소개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출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만들 것이다. 칭따오에 무역기지를 만들고 내륙에 제2, 3착공을 할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내년도 각 부처 예산안이 발표됐다.
“예산은 아쉽지만 알뜰하게 쓰겠다. 정부가 주는 보조금, 직불금 등 예산이 어떻게 누구에게 가는지 모니터링해서 국민들의 세금이 알뜰하게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통해 농지를 보존하고 생산기반을 정비·투자해 국민들의 일터와 쉼터로서 농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겠다. 농업과 농촌에 투자를 위한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국민의 며느리로서 알뜰하게 예산을 쓴다는 것이 장관의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
△농촌의 교육현실에 대한 대책은
“대통령께 지금 예산으로 농촌의 교육이나 의료, 복지를 커버하기 어려워 각 부처가 가진 예산 가운데 농촌에 우선 배려를 해달라고 했더니 ‘좋은 생각이다’라고 하시더라. 농가의 고등학교 지원 등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관련부처와 협의를 가질 것이다. 교육부는 ICT를 활용한 농촌 학생 학습여건을 개선하고 방과 후 교육활동 지원 및 우수 고등학교 육성 방안을 마련한다. 농식품부는 교육 분야 농어촌서비스기준을 마련해 운영한다. 농촌 고등학교의 경우 마이스터고처럼 현장교육을 통해 6차 산업지구 마을공동회사에 취업하면 병역혜택을 준다는 식으로 영농 후계자가 되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얼마 전에 충무초등학교를 갔다. 학교에 텃밭을 만들어 놨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시더라. 텃밭을 배려하고 돌보면서 책임감을 느끼다보니 학교 폭력도 없어졌다. 인성교육 차원에서 도시의 아이들에게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우리 먹거리가 어디서 생산되는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서비스와 만족감을 드려야 한다. 소통과 배려의 농정에는 이런 생각들이 깔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