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카드 다 적자라는데…‘현대카드 블랙’흑자 배경은?

입력 2013-11-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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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면 현대카드 ‘더블랙(The Black)’의 회원이 되실 수 있습니다. 신청해보시겠습니까?”

고객이 가입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닌 초청에 의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있다. 전체 VVIP(특급 회원·Very Very Important People)회원 중 절반에 달하는 2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현대카드 블랙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상위 0.05% 특급 회원에게만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VVIP카드를 대대적으로 점검했다. 그 결과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하나SK카드 등은 지난해 VVIP카드 운영으로 수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적자 규모는 업계 1위 신한카드가 17억5900만원이었고 △삼성카드(3억5600만원) △KB국민카드(2억100만원) △하나SK카드(1억13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혜택을 주다보니 번 돈보다 들어간 돈이 더 많았던 것이다.

VVIP카드는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카드사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브랜드전략 차원에서 일종의 투자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1100만원의 흑자했다. 비록 흑자 규모는 적지만 블랙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감안하면 흑자가 난 것은 놀라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현대카드 블랙의 연회비는 200만원이지만 혜택은 연회비 비용을 뽑고도 남는다. 가입시 연회비에 준하는 기프트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해외 ‘컨시어지’ 서비스와 퍼스트클래스 항공권 승급 등 파격적인 부가서비스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카드 더 블랙이 흑자를 남길 수 있는 까닭은 철저한‘물관리’에 있다. 2005년에 출시된 후 현재까지 한달에 10명 내외의 VVIP에게 가입 초청장을 보내 회원 수를 2000명선으로 유지·관리하고 있다. 가입 신청을 한다고 해도 현대카드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런 희소가치 덕분에 고객의 충성도를 더 높였다.

카드 발급 탈락률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자산가, 연예인, 스포츠 선수는 대부분 신청해도 탈락한다. 실제 가입 신청 후 탈락한 몇몇은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VVIP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높은 데다 가입 기준이 엄격한 덕분에 연체율은 제로에 가깝다. 별도로 위험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가장 먼저 VVIP시장에 진출, 시장은 선점하다 보니‘규모의 경제’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많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다량으로 서비스를 구매하므로 서비스 가격을 낮출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VVIP 카드가 수억원 적자가 나지만 전체 카드사 손익에서 보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어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혜택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극소수 부유층이 대상이다보니 카드사를 이동하지 않고 오래 쓰는 경향이 있다. 다만 카드사가 본인을 소홀히 관리 한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이탈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VVIP카드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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