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중도좌파인 미첼 바첼레트(62) 후보가 선두를 달렸으나 과반 확보에는 실패해 결선투표가 열릴 예정이라고 17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치른 투표 개표가 92%가량 진행된 가운데 바첼레트 후보는 약 47%의 표를 얻었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보수우파의 에벨린 마테이(60) 후보가 25%로 뒤를 잇고 좌파인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40) 후보와 무소속의 프랑코 파리시(46) 후보가 10%대 득표율로 3~4위를 다투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자 5명의 득표율은 한자릿수에 그쳐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는 다음달 15일 시행될 예정이다.
바첼레트 후보는 이날 밤 1차 투표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음을 인정하면서 “2차 투표에서 우리는 크게 승리할 것이며 개혁조치 시행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테이 후보는 지지자들 앞에서 “2차 투표로 간 것은 우리가 확실히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결선투표에서는 바첼레트와 정면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바첼레트와 마테이 후보의 인연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여성이며 어린 시절 이웃사촌 지간이었다. 그러나 1973년 군사 쿠데타는 두 사람의 운명을 엇갈리게 했다. 바첼레트의 아버지인 알베르토 바찰레트 장군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의해 축출된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공군 군사학교에서 고문을 받아 그 후유증으로 다음해 사망했다. 당시 공군 군사학교의 총책임자가 마테이 후보의 아버지인 페르난도 마테이 장군이다. 마테이 장군은 이후 보건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두 가족은 마테이 후보가 바첼레드 아버지의 죽음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밝혔으며 두 후보는 여전히 친분을 유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바첼레트 후보는 좌파로, 마테이 후보는 우파로 정치적인 행로는 나눠졌다. 바첼레트는 지난 2006년 3월 칠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2010년 선거에서는 억만장자 기업인이며 중도우파를 이끈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에게 권좌를 물려줬다.
마테이는 피녜라 정권 시절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