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가 사랑한 맛집]특별한 소고기를 맛보다…강원도 횡성 '우가'

입력 2013-11-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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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온도' 숙성법으로 특허…'웰던'으로 익혀도 부드러운 것이 특징

여기자가 사랑한 맛집

'여기자가 사랑한 맛집' 여섯 번째는 강원도 횡성 '우가'다.

'고기 마니아'라면 다들 알만한 곳 '우가'를 찾았다. 처음 우가를 여섯 번째 맛집으로 선택했을 때 반발이 컸다.

소고기 하나를 먹겠다고 황금 같은 연휴에 서울에서 강원도 횡성까지 가자고 하니 나오는 반응이었다. 특히 소고기의 경우 서울에서도 '궁극의 맛'을 볼 수 있다는 맛집들이 이미 차고 넘치는데 굳이 강원도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칭 타칭 '고기 매니아'임을 자부하는 본 기자가 '우가'를 가보지 못했다는 것은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기자들을 달래고 달래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렸다. 서울을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여기자 4인방은 강원도 횡성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이곳은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식당이다.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고기 맛 때문이다.

'드라이 에이징'이 아닌 공기와 온도 조절을 통해 숙성한다는 '우가'만의 특허 숙성법을 사용하다 보니 미리 예약을 해야 제대로 된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숙성법을 사용해 고기를 숙성할 경우 최고 3달 이상을 숙성할 때도 있다고 한다. 때문에 최소 2주일 전, 넉넉하게는 3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제 고기집이라는 것 말고도 이 집은 상당히 특이한 곳으로 꼽힌다. 우선 8인 이상의 단체 예약은 받지 않으며 영업시간이 8시까지다. 술도 1인 주류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고기를 굽는 방식이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소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핏기만 가시게 살짝 굽는 것'이다. 만약 회식자리에서 소고기를 2번 이상 뒤집으려고 하면 "소고기는 한 번 뒤집는게 맛있는거야. 소고기 안먹어 봤어"라며 핀잔을 듣기가 일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이같은 상식(?)이 뒤집어 진다. 소고기는 완전히 익혀야 소고기의 감칠맛을 완전히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소고기만 20년 넘게 연구했다는 '우가' 사장님의 지론이다.

또 고기를 구울 때도 숯불로 구우면 좋지 않다. 질 좋은 소고기를 구우면 설탕이 타는 듯한 단냄새와 연한 간장 짠내가 나는데 숯불을 쓰게 되면 그 향이 가려져 버린다는 것.

흔히 고기를 먹을 때 함께 먹는 파채나 마늘 등도 될 수 있으면 익혀 먹어야 한다. 역시 강한 향이 고기의 맛을 해치기 때문이다.

이제 고기를 맛 볼 시간. 고기는 사장님이 통째로 들고와 눈앞에서 직접 썰어준다. 고기를 썰 때도 사장님의 강의는 이어진다.

보통 등심을 썰어 굽게되면 3가지 정도 부위로 나눠진단다. 가장 부드러운 알등심과 다소 질긴 근막 부분, 마블링이 좋은 윗등심이다.

흔히 마블링이 가장 많은 부분을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마블링이 지나칠 경우 '기름맛'이 너무 많이 느껴져 감칠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시며 고기를 굽는 사장님을 보자 다들 마음이 조급해진다. '웰던'으로 익혀야 맛있다는 설명을 듣고 난 뒤지만 그동안의 습관들 때문에 너무 익어 육즙이 빠져나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한다.

핏기 하나 없이 완벽하게 구워진 고기가 앞접시 위에 한 점씩 놓였다. 바싹 익힌 고기 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부드럽다.

먹는 순간 고기의 육즙이 '꿀렁' 쏟아져나온다. 다들 감탄의 소리를 내뱉는다.

등심을 다 먹은 후 차돌박이 초밥 시켰다. 우가의 또 다른 인기메뉴다. 단촛물로 양념을 한 밥위에 와사비를 살짝 올린 뒤 바로 구운 차돌박이 한 점을 올려먹는다.

마무리는 토장으로 끓인 된장찌개다. 간장을 빼지 않은 장을 토장이라고 하는데 우가의 토장은 무려 15년을 묵힌 것이라고 한다.

진한 색깔 탓에 짜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막상 한 입 떠 먹으니 구수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등심에서 차돌박이, 토장찌개로 이어지는 고기 '풀코스'를 즐기고 나니 배가 부른다. 자 이제 별점을 매길 시간이다.

▶문기자 ★★★★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럽다. '소고기는 살짝만 익혀먹어야 한다' '소고기는 부드러워야 한다' 등과 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고기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동안은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맛'을 육즙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곳에서 고기의 진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마무리로 먹었던 차돌박이 초밥도 색달랐다. 묵직한 차돌박이와 산뜻한 초양념, 매콤한 와사비의 맛이 적절히 어울렸다.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 사장님의 설명 또한 즐거웠다. '고기'에 대해 알고 먹으니 맛도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

다만 고기에 집중하다 보니 기본찬이 다소 부실하다는 느낌이었다.

▶배기자 ★★★

고기는 맛있었다. 그렇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글쎄.. 서울에서도 이 정도 가격을 받는 고기집이 있지만 그곳에서는 받는 서비스(밑반찬과 가게 분위기 등)와 이곳을 비교했을 때는 과연 합리적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의 설명이 즐거웠다는 문기자와 달리 나에게 사장님의 설명은 다소 부담스러운 느낌. 먹는 사람의 취향도 있다.

▶박기자 ★★★★☆

고기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도 고기가 맛있게 느껴졌다. 특히 고기를 바싹 익혀 먹는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고기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 그동안 핏기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차돌박이 초밥은 맛의 완벽한 조합이었다. 새콤달콤한 밥위에 고소한 차돌박이를 얹어 한 숟가락 꿀꺽! 다시 생각해도 침이 고인다.

횡성을 지날 일이 있다면 한번 쯤 더 들릴 생각이다.

▶김기자 ★★★★

고기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먹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고기를 오랫동안 연구했다는 사장님의 독특한 숙성방식이 확실한 맛의 차이를 가져온다.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소고기는 자주 먹는 메뉴 중 하나이다. 서울의 유명 고기집에서도 고기를 많이 먹어봤지만 분명 그 곳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곳이다.

물론 지역적 거리와 다소 비싼 가격이 부담이 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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