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사’ 유예일 “아팠던 20대 여배우의 삶, 지금이 제일 행복해” [스타인터뷰]

입력 2013-11-19 08:34 수정 2013-12-1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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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유예일이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이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방인권 기자 bink7119@)

“어렸을 때부터 연기하는게 좋았다. TV 보면서 엄마에게 ‘난 나중에 커서 저기 나오는 사람이 될거야’라고 항상 말했다. 그렇게 당연하게 생각했고, 다니던 대학교를 그만두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전국대학연극제에서 여자연기상을 받으며 ‘천재’로 불리던 한 대학생이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학과에서 촉망받던 기대주로 불린 배우 유예일(33)이 그 주인공이다. 연기를 좋아했고, 전공했으며 10년 넘게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기자의 삶을 살아왔지만 연예계 암투와 성공 지상주의 속에서 힘들고도 아릿한 20대를 보냈다.

그런 의미에서 2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은 유예일에게 축복이자 기회이다. 최근 이투데이에서 인터뷰를 가진 유예일은 ‘완전 소중한 사랑’을 통해 잊고 있었던 연기에 대한 꿈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결혼, 그리고 어쿠스틱 밴드 민트그린 활동으로 잊고 있었던 연기 열정을 일깨워준 유예일에게 ‘완전 소중한 사랑’은 그녀의 인생만큼이나 극적으로 다가왔다.

“남자주인공 임지규 오빠 다음으로 내가 캐스팅됐는데 그 과정이 기적 같았다. 당시 임지규만 캐스팅이 내정돼 있었고 시나리오도 확정된 상황이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에 영화사 대표를 만나러 사무실에 인사를 갔다가 캐스팅됐다. 나도 크리스찬인데 그 영화사 대표도 크리스찬이었다. ‘믿음이 좋은 배우인 것 같다’며 작품을 같이 하자고 제안해줬다. 그후 1년 정도의 시간을 기도하면서 작품을 준비했다.”

▲영화배우 유예일이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이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방인권 기자 bink7119@)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은 소년 시절 소아암을 앓았던 청년 온유(임지규)가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우연히 예나(심이영)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았다. 유예일은 극중 진아 역을 맡아 미모의 인형가게 직원으로 분했다. 진아는 실제 사연을 담아 인형을 제작하고 당사자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사랑 가득한 캐릭터이다.

“우리 영화에는 유명한 배우도 많지 않고, 제작사 역시 입봉작이지만 오랜 시간 마음을 모은 영화이다.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무한경쟁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에게 삶의 감사함을 전해주고, 어린 아이들이 소아암을 극복하고, 밝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였다.”

진심이 통했을까. ‘완전 소중한 사랑’은 제작단계부터 개봉까지 여러 가지 ‘신기한’ 도움을 경험했다.

“영화 제작과정에서 신기한 일도 많았다. 모든 제작과정에서 기부 퍼레이드가 이뤄졌다. 다음에서 10억원의 제작비를 기부 받았고, 김현철ㆍ심현보는 뮤직비디오 제작을 통해 재능기부했다. 예고편과 포스터도 재능기부를 통해 이뤄졌다. 심지어 코엑스 메가박스 이벤트 장소도 기부 받았다.”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속 진아 역의 유예일.(사진 = 마운틴픽쳐스)

흔하디흔한 캐스팅일 수 있겠지만 유예일에게는 영화출연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지난 2007년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단역으로 출연한 후 연기활동을 하지 않고 있던 그녀였다. 대학시절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그녀는 연기 외적인 면이 만연해 있는 연예계에서 많이 다쳤다.

“기획사, 매니저, 계약 문제로 정말 힘들었다. 이전 회사에서 5년 동안 묶여 있으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배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아야 했다. 어느새 20대도 다 지나갔다. 연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연예계에 회의를 느꼈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너무 아파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그녀였지만 꿈은 간직하고 있었다. 2년 전 민트그린의 보컬로 다시 대중 앞에 서기 시작했다. 이제는 밴드의 메카 홍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녀는 “공연을 많이 한다. 시간대가 안 맞아서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전공이 연기인데 우연찮게 노래를 부르게 됐다. 교회 친한 동생이 민트그린을 소개하면서 보컬을 제안했다. 나에게 밴드의 비주얼을 담당해 달라고 했다(웃음). 멤버들이 모두 음악하는 친구들이어서 초반에는 걱정도 됐지만 가사도 쓰고 보컬로 활동하면서 잘 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년 만에 홍대에서 유명해지게 됐다.”

▲영화배우 유예일이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이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방인권 기자 bink7119@)

유예일은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홍대에서 노래하고 영화를 통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유예일은 자신이 가진 탤런트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이제서야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노래,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고, 진심이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신비롭고 멋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좋은 배우, 따뜻함을 주는 배우가 되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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