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오가고 사고수습에 여념이 없던 윤 사장에게 지난 4개월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이었고, 잠 못 이루는 밤이 허다했다. 이 기간 동안 윤 사장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을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회복할 수 있을까’라는 두 가지 생각뿐이었다.
신중한 고민 끝에 그는 결국 2가지 결단을 내렸다. ‘안전관리 강화’와 ‘고객서비스 대폭 개선’을 동시에 해결하며 2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특히 시간이 다소 걸리는 서비스 개선의 경우, 평소에도 서비스 부문에 대한 고민과 투자를 꾸준히 해 온 덕분에 적절한 시점에 고객들에게 오픈할 수 있었다.
윤 사장은 우선 지난 10일 1988년 창사 이래 25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항공 안전 전문가를 영입했다. 윤 사장이 ‘찜’한 안전 전문가는 일본 ANA(전 일본항공) 출신의 야마무라 아키요시(65)씨로 영입과 동시에 부자장 자리를 내줬다. 야마무라 부사장의 항공안전에 대한 전문성,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인 ANA의 적극적인 추천이 영입 결정에 한몫을 한 것이다. 윤 사장은 야마무라 부사장의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윤 사장이 두 번째로 내린 결단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차세데 ‘여객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그는 18일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등 전 세계 132개 주요 항공사들이 운용하는 아마데우스의 ‘알테아 고객관리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는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회복은 물론 내년에 도입할 A380 등 신기재 증가에 따른 사업규모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이번 시스템 도입과 함께 기존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와 아시아나클럽 홈페이지 통합을 주문하며 고객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또 예약, 발권, 좌석관리 시스템 구축에 이어 2014년 5월부터는 LA공항을 시작으로 아시아나의 전 취항지 공항에 여객시스템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공항 대기시간은 물론 수속 시간을 2~3배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2가지 고민이 실천으로 이어지며 다소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워싱턴에서 개최할 여객기 사고 관련 공청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그는 아주 강력한 면역주사를 이미 맞은 상태라 담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