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스미스 보스턴대학 기업시민연구소 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3 CSR필름페스티벌&국제컨퍼런스’발표자로 나서 코스리와 공동으로 설문조사해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아직까지 설문조사 내용에 대한 분석을 완료하지 못해다면서도 “무형가치자산(IVA) 평가 등급이 높은 기업일수록 CSR에 적극적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CSR 필름페스티벌과 국제컨퍼런스 강단에 선 스미스 소장은 이날 “기업들이 자국에서만 영업을 하더라도 공급사슬, 고객, 금융 등 모든 요소가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글로벌 경제와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이 때문에 세계화 추세에 맞춘 궁극적 기업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소장은 또 “조사 결과 최고위 직급에서 기업시민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면서 “특히 대표이사가 직접 CSR에 나선 기업은 직전 조사해인 2010년보다 67%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시민 교육이 모든 직원에게 적용된다는 기업이 38%, 관리직에만 적용된다는 기업은 46%였다”면서 “인적자원, 재정 자원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일수록 IVA 평가에서 좀더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전략구축부터 이해관계자 소통까지 CEO나 대표가 참여하는 사례 역시 2010년만 해도 기업의 80%가 관련 예산을 배정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거의 100%가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대 기업시민연구소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들을 환경적·사회적·지배구조 영역 등에서 거둔 성과에 따라 등급을 나눴다. 성과는 기업이 속한 산업군과 연계해 평가했다. IVA 평가로 평균 이상인 ‘A등급’은 ‘A’, ‘AA’, ‘AAA’로, 평균 수준인 ‘B등급’은 ‘B’, ‘BB’, ‘BBB’로 각각 차등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IVA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83%는 사내에 기업시민활동 담당조직을 공식적으로 두고 있었다. 반면, BBB 이하 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48%는 이에 해당하는 공식적 조직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A등급 이상 기업의 48%가 500만 달러 이상의 자선활동 예산을 마련했지만, BBB등급 이하 기업의 80%는 이보다 적은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미스 소장은 “기업시민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만들어 공표하는 기업들 70%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의 가이드라인을 사용해 압도적이었고 별도의 형식없이 보고서를 내는 기업은 30%에 못 미쳤다”며 “지금 글로벌 사회에서는 단기적 관점에 매몰된 세상을 장기적 관점으로 조망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초보적인 수준인 한국기업들의 CSR에 대한 진단도 빼놓지 않았다.
스미스 소장은 “미국 문화에서 보자면 한 기업이 잘 한다고 해서 다른 기업까지 다 잘하는 것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면서 “각 기업들은 자신의 독특한 가치와 능력, 상황에 맞춰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만 하고 이번 강연이 종업원과 공동체, 환경, 고객 등 기업의 문화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시간을 드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8~9월 두 달간 231개 기업의 경영 전략과 구조, 성과 등을 중심으로 ‘기업시민으로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메일 조사로 진행됐다. 설문 데이터는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가 만든 IVA 평가를 기준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