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철 동원수산 대표이사가 고(故) 왕윤국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동원수산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왕 대표이사는 상속주식의 절반에 해당하는 25만주 가량을 상속 받아 왕 명예회장의 두번째 부인인 박경임 여사와의 지분 격차를 더 벌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동원수산 최대주주가 왕윤국 외 6인에서 왕기철 외 5인으로 변경됐다. 기존 최대주주인 왕 명예회장의 별세로 인한 주식(53만29주) 상속이 완료되면서 장남인 왕 대표이사는 25만2395주를 상속받았다. 왕 대표이사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왕 명예회장의 두번째 부인인 박경임 여사는 7만5718주를, 왕기은·왕기숙·왕기원·왕기미씨는 각각 5만479주씩을 상속받았다.
이로써 왕 대표이사의 지분은 12.59%에서 19.32%로 증가했고, 박 여사의 지분은 3.41%에서 5.43%로 늘었다. 왕기미씨(상속후 지분율 2.53%), 왕기숙씨(2.48%), 왕기은씨(2.37%), 왕기원씨(1.75%)와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14.56%에 불과하다. 왕 대표와의 지분율 격차는 4.76%P다.
앞서 지난 9월 왕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아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그가 보유하고 있던 53만29주는 법률적 절차에 따라 나눠질 전망이었다. 민법상 상속 비율(배우자 1.5, 자녀 1)대로 상속됐다면 왕 대표이사와 박 여사 측의 지분 격차가 줄어들게 돼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 여지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왕 대표이사가 상속주식의 절반에 해당하는 25만주 가량을 상속 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된 셈이다.
한편 동원수산 경영권을 둔 집안 싸움은 지난 2011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여사가 왕 대표이사의 퇴진을 요구하며 자신의 막내딸인 왕기미 식품사업부문 전략기획총괄 상무를 대표이사에 올리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또 장내 매수를 통한 지분확보까지 나서자 주가는 요동치기도 했다. 왕 대표이사는 왕 명예회장의 첫번째 부인의 아들이고, 왕 상무는 두번째 부인인 박 여사가 낳은 딸이다. 극으로 치닫던 경영권 분쟁은 왕 명예회장의 손자 왕기용씨가 이사 자리를 포기하고 박 여사의 딸인 왕 상무가 등기이사에 선임되면서 마무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