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여파로 신용카드업계에도‘실버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집을 지키는 노인’이라는 생산성 없는 계층으로만 여겨왔지만 이제는 소비성향이 활발하고 정보 파급력이 큰 시니어 계층이 향후 비중 있는 소비자 집단이 될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일명‘하이퍼(hyper) 시니어층’을 겨냥한 마케팅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되고 향후 연금시장이 확대되는 등 노년층의 경제력 향상으로 이들의 구매력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업계 1위인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와 제휴해‘대한노인회 전자회원증 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대한노인회 카드는 신용과 체크 두 가지로 발급되며 노년층의 사용환경에 맞춘 병의원 및 약국 할인 서비스가 공통으로 제공된다.
신한카드는 2011년 부터 65세 이상 고객을 전담하는 상담조직인 골드케어 상담그룹을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 30여명의 직원이 이곳에 상주하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SK카드도 실버 계층을 겨냥해 은퇴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주는 상품을 선보였다.
‘하나SK 행복디자인카드’는 은퇴자에게 가장 필요한 병의원ㆍ약국의 할인 혜택과 함께 연간 누적사용액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종합검진 전문기관의 건강검진권을 제공한다.
NH농협카드는 시니어 세대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행복건강 체크카드’를 판매 중이다. 이 카드는 병·의원, 치과, 한의원 등 전국 모든 병원과 약국 및 의료기관에서 이용건당 1000원(건당 이용금액이 1만원 미만의 경우 500원)씩, 월 최대 1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골든라이프 체크카드’는 병원 업종 할인 등 50~60대 시니어고객을 위한 차별된 혜택을 제공하는 체크카드다. 이 카드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병원, 주유, 결혼 및 여행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노년층에 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이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원스톱으로 이들의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이제 막 갖추고 있다”라면서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