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첫 눈이 오는 저녁에

입력 2013-11-20 10:5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육정균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사무국 재결1과장

상갓집에서 초저녁 술을 거나하게 먹고
3호선 전철을 타고 소시민들의 미소를 보며
모처럼 사람이 살아가는 정을 느꼈습니다.

터벅터벅 3층 터널을 비집고 올라와
지상의 공기를 호흡하는 순간
첫눈이 뼛속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바로, 눈 앞 카바이드 추억 어린 불빛 아래
사랑의 김이 모락모락 흘렀습니다.

호떡, 만두, 붕어빵, 공갈빵이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뽐내며
훈훈한 포장마차 주인의 인심을
찬바람 이는 전봇대에 밝히고 있었습니다.

따스한 온기가 맹꽁이처럼 불룩한
공갈빵을 사들고
흐느적거리며 걷다가

세 아이를 위해 냉기에 흩어지는 사랑을
가슴에 소중히 품고
가로등에 차갑게 흔들리는 첫눈이 주는 설렘을
환한 웃음에 싣고 겨울나무처럼 바르게 걸었습니다.

그때, ‘아빠!’하고 아이들이 달려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두 눈 가득 별을 심고
사랑이라는 풋풋한 온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50-50' 대기록 쓴 오타니 제친 저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 'MLB 올해의 선수'
  • "오늘 이 옷은 어때요?"…AI가 내일 뭐 입을지 추천해준다
  • “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 겨낭 공습 지속…사망 가능성”
  • "아직은 청춘이죠"…67세 택배기사의 하루 [포토로그]
  • 뉴욕증시, ‘깜짝 고용’에 상승…미 10년물 국채 금리 4% 육박
  • 끊이지 않는 코인 도난 사고…주요 사례 3가지는?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834,000
    • -0.11%
    • 이더리움
    • 3,269,000
    • +0.03%
    • 비트코인 캐시
    • 436,200
    • -0.57%
    • 리플
    • 720
    • +0%
    • 솔라나
    • 193,600
    • -0.05%
    • 에이다
    • 475
    • -0.42%
    • 이오스
    • 639
    • -0.62%
    • 트론
    • 208
    • -1.42%
    • 스텔라루멘
    • 124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50
    • -0.4%
    • 체인링크
    • 15,280
    • +1.93%
    • 샌드박스
    • 342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