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이혜정의 지독한 끈기와 열정은 자신의 꿈과 미래를 바꿨다. 약 20년간 농구만 보고 달려오던 그가 농구를 포기하고 다른 꿈을 찾아 나섰고, 결국 소망하던 꿈을 이뤘다. 그는 어릴 적 여자농구 유망주였고, ‘농구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청소년 국가대표를 거쳐 19세에 프로팀에 입단해 프로선수 생활까지 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던 그가 왜 농구를 그만두고 모델의 길에 들어서게 됐을까. 모델 이혜정을 만나 농구선수에서 유명 모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경험을 들어봤다.
이혜정은 농구선수 시절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게 됐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부모님과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구선수 생활을 과감히 접었다. 은퇴 이후 이혜정은 큰 키 때문인지 모델 제의를 많이 받았다. 그는 방송과 잡지 등을 보면서 모델에 관심을 갖게 됐고, 모델이 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혜정은 “운동 근육을 빼기 위해 처음에는 아예 안 움직이려고 했다”며 “‘운동선수 같아’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속상했다. ‘모델 같다’는 말을 듣기까지 3년이 걸렸다”고 힘들었던 트레이닝 과정을 고백했다. 이혜정은 2007년부터 모델 아카데미를 통해 패션위크 무대에 서게 됐다.
이후 한국 무대에서 줄곧 활동하다 2010년 뉴욕컬렉션을 시작으로 해외무대로 진출했다. 2014 S/S 컬렉션에서는 디자이너 이상봉과 박춘무, 지춘희, 구호, 강기옥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모델로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이혜정은 이번 컬렉션에서 예상치 못한 굴욕(?)을 맛봐야 했다. 그는 지난 10월부터 KBS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편에 합류, 체력보강을 위해 3~4kg 정도 살을 찌웠고, 그 결과 디자이너 옷이 몸에 맞지 않게 됐다.
그는 “한 사이즈 정도 늘었다. 그래도 ‘예체능’을 하게 된 것은 너무 행복한 일이다”며 “처음 시작할 때 모델로서 부담되긴 했지만 망설이지 않았다. 일단 시작한 일은 욕을 먹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혜정은 ‘예체능’ 출연을 결심하면서 9년 만에 농구공을 다시 잡게 됐다. 농구의 감을 찾기 위해 그는 일주일 내내 운동을 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병행했다.
이혜정은 최인선 감독과 우지원 코치의 무한 신뢰를 받으며 예체능 농구팀 포인트 가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정된 자세로 능숙한 드리블을 하는 것은 물론 레이업슛도 가뿐하게 성공하며 선수 출신다운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했다.
그는 “최인선 감독님은 너무 따뜻한 분이고 우지원 코치님은 여전히 멋있다”며 “어릴 때 그분들을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지금 함께 운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팀이라는 이름이 참 좋다. ‘우리편’이니까 서로 더 챙겨주게 되고 한 명이 다치면 꼭 내가 다친 것처럼 가슴 아프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팀의 소중함을 또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혜정은 오는 12월까지 ‘예체능’ 농구팀에서 활발히 활동할 예정이다. 이후 그는 다시 모델로 돌아간다. 그는 ‘모델 이혜정을 닮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모델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