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첨단과학을 만나다] 국산 스포츠 계측장비 기업 비솔 “토종기술로 세계무대 평정”

입력 2013-11-22 10:37 수정 2013-11-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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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경정 등 판독시스템 개발… 초고속카메라 품질 우수 호평

“탕!”

출발 신호가 떨어졌다. 경주마들은 숨겨둔 질주 본능을 발휘하며 스타트 라인을 박차고 나간다. 불꽃 경쟁이 시작됐다. 그리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진다. 경주마들의 목표는 오로지 피니시 라인이다. 숨 막히는 승부가 끝이 나자 전광판에는 경주마의 이름과 기록이 차례로 표출된다.

매주 경주마들의 처절한 승부가 펼쳐지는 과천경마장 풍경이다. 늘 그렇듯 경마장은 경주마들의 전장이다. 그러나 이 처절한 승부를 스포츠로 승화시키기까지는 첨단 스포츠 과학이 뒷받침됐다.

경마뿐 아니라 경륜, 경정 등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경기에서는 반드시 초고속 카메라에 의한 영상 판독 시스템이 도입된다. 초정밀 기술을 요하는 이 시스템은 외국 기업이 아닌 국내 벤처기업 비솔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과천 경마장을 비롯해 경정·경륜장에서 쓰는 순위 판독 시스템, 시간 계측장비, 신호기기, 전광판 등 통합운영 시스템에 사용되는 모든 장비는 비솔 제품이다.

김시성 비솔 과장은 “비솔은 외국 유명 기업 브랜드 틈바구니에서도 자체 기술과 노하우로 승부하는 국내 독보적 기업”이라며 “외국 기업과 비교해 기술력 차이는 없다. 오히려 초고속 카메라의 경우 깨끗한 화질로 호평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비솔은 비전 솔루션(visual Solution)의 약자로 ‘눈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2000년 창립된 비솔은 영상계측이라는 한 우물만 파오다 대한체육회로부터 경정시스템 개발 제안을 받았고, 그것을 계기로 국내 독보적인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특히 비솔은 운영 시스템뿐 아니라 순수 국내 계측장비를 사용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그러나 비솔을 비롯한 국내 계측장비 업체는 국제대회 유치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김시성 과장은 “국내외에서 열리는 모든 국제대회는 외국 유명 브랜드 장비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공신력이 있다는 편견 때문이다. 유명 기업 브랜드의 후원 계약도 있어서 기술력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국내 기업이 국제대회를 계측하기에는 아직까지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 과장은 “국내 기업이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선 굵직한 국제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 대회에 도전, 국내 업체도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스포츠 계측장비와 시뮬레이터의 발달로 인해 스포츠 팬들은 더 재미있는 경기를 관전할 수 있게 됐고, 심판은 오심 부담을 덜었다. 그리고 선수는 더 좋은 경기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스포츠 계측장비와 시뮬레이터는 갈수록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도 국제무대를 통해 높은 기술력을 검증받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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