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사고와 관련,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은 25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안 대공원장은 "먼저 가족들과 관람객들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과 원활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어 "사고를 당한 심모(52) 사육사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고 성실한 직원이었다”면서 “직원들 모두 충격과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후속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측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10분경 사육사 심모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휴게음식점 주인이 최초로 발견, 근처 동물사 사육사에게 연락했다. 즉시 현장에 사육사 5명이 도착해 즉시 관람객을 통제했다.
10시14분 경 사육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는 방사장 문이 열려 있었다. 호랑이가 관리자 통로 밖으로 나와 있는 긴박한 상황. 10시 25분경 119 직원이 도착해 다친 심씨를 수송 조치했고, 호랑이가 스스로 열린문을 통해 전시장으로 들어간 10시30분경 상황이 종료됐다.
사고 직후 평촌소재 한림대병원으로 후송된 사육사는 목과 척추에 교상을 입고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다. 이후 오후 7시경 수원 아주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안 대공원장은 "과천경찰서에서 조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사고 원인이 조속히 규명될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향후 대책과 관련, 안 대공원장은 "사고 발생 호랑이는 현재 관람객에게 전시를 하고 있지 않으며, 호랑이숲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는 시점에 호랑이사로 이동할 계획이다. 국내외 사례를 통해 검토 후 적절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시설물에 대해서는 "먼저 문제가 됐던 사고발생 동물사의 관리자 출입문 높이를 5m로 높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기존 안전펜스의 높이는 141cm에 불과하다.
또 동물 방사장 안전관리를 위해 맹수류 사육 방사장 별 1개소에 CCTV를 설치하고 동물사 시건장치 개폐시 알람장치와 사육사 이동시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안전을 확보키로 했다.
이밖에 비상사태 발생 대비 방안으로 동물사별로 세분화된 사육사 행동 수칙을 마련하고, 관람객 통제 매뉴얼을 마련해 통로에 배치하기로 했다.
사고를 당한 심씨에 대해서는 "현재 동물원 직원이 병원에 상시 대기중에 있으며 수시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보험처리 등 대책을 마련에 직원의 치료를 위해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로 인해 가족들과 직원들이 큰 충격을 받은 점, 미리 대처하지 못한 점에 대해 머리숙여 사과드린다. 사고 직원이 조속히 깨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