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이 유통업계의 영역을 무너뜨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고가의 제품을 파는 백화점’, ‘중저가를 취급하는 대형마트’ 등 경계가 명확했지만, 모바일 매장은 각 업태가 영역을 넓히면서 고가부터 저가까지 영역을 넘나드는 무한경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기존 고객을 온라인·모바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인터넷 쇼핑몰 롯데마트몰을 통해 모바일 쇼핑 고객을 위한 추가 할인쿠폰과 포인트 등을 제공하며 모바일 고객 잡기에 나섰다.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 시장의 빠른 성장세다. 일례로 9월 대형마트인 롯데마트몰의 모바일 이용 고객은 지난 1월보다 112.2%포인트 늘어났다. 단 9개월여 만에 모바일 이용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백화점을 아예 온라인으로 옮겼다. ‘H몰’에 무역센터점·목동점 등 7개 점포를 입점시켜 기존의 온라인 판매채널과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자사 쇼핑몰뿐 아니라 11번가·CJ몰·네이버N샵 등 타사 쇼핑몰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1번가 모바일 쇼핑몰 안 현대백화점 전문관 등을 통해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 연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계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올해 4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온라인몰 판매액은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20% 성장해 48조원을 기록하며 10년 넘게 매출 1위를 유지해온 대형마트를 누르고 내년 유통채널 1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 업계는 샴페인 대신 각 고유 영역이 파괴된 현상황에 맞서기 위해 ‘모바일 무한경쟁’을 대비 중이다.
오픈마켓 1위 G마켓은 이달부터 ‘모바일 쇼핑’을 콘셉트로 한 새로운 TV CF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온라인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모바일 부문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했다.
홈쇼핑업계 반격도 거세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실적 기준 국내 종합몰 사업자 중 모바일 커머스 부문 1위인 CJ오쇼핑은 콜센터 인프라를 활용한 모바일 커머스 ‘오클락 오스카’를 내놓았다. 전화주문형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 오클락 오스카는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한 상품을 전화통화로 결제까지 가능케 해 결제의 불편함과 상대적으로 정보가 제한된 모바일 쇼핑의 한계를 해결하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부터 온라인 대응이 대세였다면, 지금은 업태를 불문하고 모바일을 준비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공통적”이라며 “특히 출퇴근 쇼핑족이나 심야시간 충동구매 등 모바일 채널을 이용한 타깃 마케팅에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