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전 금융위 부위원장, IMF 아태국장 임명

입력 2013-11-2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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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실무급 최고위직…라가르드 총재 “공공·민간 경험 풍부·금융시장 이해”

국제통화기금(IMF)이 26일(현지시간) 이창용(55)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IMF는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창용 씨를 아태국장에 임명했다”면서 “최근 은퇴 의사를 밝힌 아누프 싱 국장의 뒤를 이어 내년 2월10일부터 근무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성명에서 “이 씨는 공공과 민간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함께 금융시장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인 아시아 국가들을 위해 이 씨와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총재와 4명의 부총재를 제외하고 실무급에서 최고위직인 국장에 한국인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총 188개 회원국을 두고 있으며 본사는 워싱턴D.C.에 있다. 라가르드 총재를 필두로 데이비드 립튼 수석 부총재를 포함한 4명의 부총재·고문 2명·20여명의 국장들이 있다. 또 20개국에서 파견된 상임 이사진이 있으며 한국에서는 윤종원 이사가 포함돼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IMF 국장은 통상적으로 각국에서 장·차관급 인사들이 기용된다”면서 “계약직으로 대체로 3년간 근무하지만 경우에 따라 이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익상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하겠지만 한국인 출신의 아태지역 책임자가 탄생했다는 것은 IMF와의 연례협의 과정 등에서 한국 측 입장을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 차기 국장은 충남 논산 출신이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서울대 교수를 지냈다. 이후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후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2009년에는 대통령직속 주요 20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차관급)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1년부터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고 있다.

앞서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창용 교수가 IMF 국장직을 맡게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해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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