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뭐길래] “돈의 미래”… 1년새 1비트코인 13달러→800달러 급등

입력 2013-11-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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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저렴한 거래수수료… 키프로스 재정위기 때 부자들 세금 피하려 대규모 구입

▲애플 아이폰5에 설치된 비트코인 전자지갑 앱. 블룸버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트코인은 가격이 상승 추세를 유지하며 금융 제도권 내에서 새로운 결제수단으로서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일본 도쿄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틴곡스(Mt.Gox)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900.98달러를 기록했다. 급격한 상승세에 따른 부담감에 비트코인 가격은 26일 80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지난 1월 가격이 13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60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익명성을 보장하고 송금과 결제 등에서 거래비용을 절감하며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장점에 힘입어 비트코인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비트코인을 맨 처음 고안한 사람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정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어 일각에서는 익명의 프로그래머나 그룹이 가상으로 비트코인을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화폐시스템에 대한 반발로 만들어졌다. 기존 화폐는 물론 기업들이 쓰는 디지털머니 등 다른 가상화폐와 다르게 시스템을 제어하는 특정 기관이 없이 개인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계좌추적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 익명성이 보장되며 거래가 간편하게 이뤄지고 은행 등 기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도 매우 저렴하다.

비트코인은 채굴이라는 독특한 방법을 통해 생성된다. 사용자가 공개된 소프트웨어로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면 새 비트코인이 발급된다. 거래 수수료는 이런 비트코인을 최초에 채굴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 문제는 갈수록 어려워져 현재는 컴퓨터를 여러 대 가상으로 연결하거나 암호를 풀 수 있는 특별한 기기를 사용해야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초기에는 소수의 기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만 쓰여졌다가 올들어 갑자기 인기가 폭발했다. 우선 지난 4월 유럽의 작은 섬나라인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정부가 예금에 대한 과세를 발표하자 부자들이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의 일종으로 인식해 대규모로 사들인 것이다. 키프로스 대학은 등록금을 비트코인으로 받기로 했다.

미국 법무부가 마약과 총기류를 거래하던 불법 온라인 암시장 실크로드를 지난 10월 폐쇄했다는 소식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실크로드에서 거래되던 통화가 바로 비트코인이었기 때문. 이는 불법 자금거래에 쓰일 소지가 많은 비트코인의 단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미국과 더불어 주요2국(G2)인 중국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비트코인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 거래소인 BTC차이나는 하루 9만 비트코인의 거래량으로 마운틴곡스를 넘어 세계 최대 거래소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도 일부 서비스에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CNN머니는 기축통화인 달러가 장악한 국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에 비트코인이 들어맞는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인 사이에서는 정부의 규제가 거의 미치지 않는 비트코인이 매력적인 안전자산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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