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세이] 사람냄새 나는 배우가 꿈 - 배우 윤지욱

입력 2013-11-28 11:15 수정 2013-11-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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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인배우 윤지욱입니다.

저는 20살 때까지 태권도 선수 생활을 했어요. 운동을 좋아해서 시작했지만 성인이 되고 보니 정말 내가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서울예대를 준비해서 입학했고 저의 배우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예대만 가면 뭐든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졸업해보니 더 치열했어요. 흔히 말하는 단역도 하기 힘들더라고요. 졸업 후 드라마 ‘추노’에서 넙쇠란 인물을 맡아 연기했고, ‘사랑비’에서 김영광씨의 비서를 하며 조금씩 얼굴을 알릴 수가 있었어요. ‘사랑비’ 종방 파티 때 소녀시대 윤아씨와 찍은 사진으로 다음날 실시간 검색에도 올라가기도 했죠.

올해는 드라마보다 영화를 좀 더 할 수 있었던 한해였어요. 기억에 남는 촬영장 에피소드도 엄청 많았죠. 올해 개봉한 유지태 감독님의 ‘마이 라띠마’는 원래 제 분량이 얼마 없었는데 촬영장에서 리허설 때 미리 준비한 걸 몇 가지 더 보여드렸더니 유지태 감독님이 “좋다”며 분량을 늘려주셨어요. 그때 했던 애드리브만 A4 용지 한 장 분량이었어요. 촬영이 다 끝나고 유지태 감독님이 ‘좋은 배우 될 거다’라고 격려해줬고, 그 말이 아직도 힘이 되요.

최근에는 신기한 경험도 했어요. 강효진 감독님의 ‘나쁜 피’(가제) 두 번째 이야기 미팅을 보러 갔는데 감독님께서 제가 연기한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며 대본을 수정했어요. 대사도 없는 단역이 조연이 됐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년에 개봉하는데 기대가 큽니다.

물론 좋은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일할 때는 좋지만 막상 촬영이 없으면 쉬는 날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조바심은 늘어나요. 주변 동료들이 좋은 작품을 할 때 ‘나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겨요. 늘 잘하고 싶다는 욕심들이 있죠. 하지만 이런 과정 역시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시간들이 밑거름이 돼서 언젠간 좋은 날들이 올 것이란 희망으로 오늘보다 내일을 더 기대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좀 더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들의 일부분, 그리고 그 연장선이잖아요. 그만큼 진실되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배우는 평생 배워야 해서 배우다’란 말이 있어요. 늘 겸손하게 뭐든 배울 수 있는 배우가 되어서 제 연기를 보고 희망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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