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현대엘리 추가 유증 주주가치 훼손 결정”

입력 2013-11-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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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아게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28일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년간 3차례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이는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무리한 파생상품 계약으로 말미암아 이미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계열사인 현대상선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파생상품에 가입했고, 이는 현대상선 주가가 상승해도 현대엘리는 이익을 보지 못하고 손실만 보전하는 불공정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대엘리는 최근 현대그룹 비상장계열사인 현대종합연수원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했고, 현대상선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산업은행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1100억원에 이르는 담보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의 지배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고, 주식회사로서 주주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과 이사진은 더 이상 2% 미만의 의결권을 가진 현정은 회장의 사익만을 위해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전일 21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신주발행 예정가는 주당 3만6250원으로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종가(5만4700원) 대비 33.8% 낮은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에도 각각 827억원, 9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유상증자의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을 지원하기 위해 가입한 파생상품의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앞서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 가운데 305억원이 최근 현대상선 유증에 투입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주가가 매입가보다 떨어지면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의 파생상품 계약을 국내외 다양한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맺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를 대신해 현대상선의 지분을 보유하며 우호세력이 돼주는 조건으로 연 6.15~7.1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계약이다. 현대상선의 주가가 하락해 자본손실이 발생하면 계약 만기일에 현대엘리베이터가 이를 보존해주는 구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과 관련 파생상품 계약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상반기 기준 파생상품 평가손실액은 21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해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아게(30.93%)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흥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쉰들러의 경우 지난 6월 진행된 증자에 불참하면서 지분율을 종전 35%에서 30% 수준까지 낮춘 상태다. 이번에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주요 주주의 불참으로 일반공모 물량이 급증하게 되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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