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말로만 고졸채용… ‘미스매칭’ 대응책 방관

입력 2013-11-2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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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눈높이·실제 일자리 달라… 행사 없애 청년층 묻어가기 식 행정도

서울시가 고졸채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미스매칭만 양산하며 방관하고 있다. 고졸 채용실적이 최근 악화되자 이 분야 채용행사를 없애고 청년 취업분야에 포함시키는 데 급급했고 미스매칭 원인분석이 이뤄졌음에도 새로운 해결책을 찾으려는 모습도 없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지역 고교 졸업자 취업 지원 실적은 2011년 256명, 2012년 944명, 올 10월까지 730명이다. 매월 100명이 안 되는 고졸 취업 지원자가 발생한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남은 11월, 12월 수치를 더한다고 해도 지난해 실적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고졸 취업에 대한 지원 실적이 줄어든 이유는 기업과 학생 간의 미스매칭 때문이다. 미스매칭의 주원인으로는 △학생 눈높이 상승(임금) △채용 분야 상이 △고학력화 등이 꼽힌다.

먼저 학생들은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연봉을 높게 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기업은 고졸자에 대해 임금을 한정해 놓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학생은 사무직을 원하지만 기업은 기술직을 원하고 있어 서로 생각했던 일자리가 다른 경우도 많다. 반대로 구직자는 특성화고를 나와 전문직을 원했지만 기업이 학생의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아울러 구직자의 고학력화가 이뤄지면서 너도나도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의 수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고졸자 채용 특혜를 주는 기업들이 줄고 채용율도 낮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멘토스쿨도 지난해 274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지만 올해엔 2350명으로 줄었다.

고졸자 중소기업 인턴채용 인원도 2011년 198명에서 2012년 229명으로 상승했으나 올 10월 현재 169명에 그치고 있다. 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턴채용 등 고졸자 일자리를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스매칭 탓에 실적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고졸채용이 힘을 잃자 작년까지 개최했던 대규모 채용박람회도 올해에는 모두 취소했다. 시 관계자는 “작년까지 고졸채용 박람회를 개최했지만 실질적 매칭이 잘 안됐다”면서 “올해부터는 대규모 박람회 대신 ‘희망취업 박람회’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희망취업 박람회’는 고졸을 포함 20대 대학생 및 대졸자 모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채용 행사다. 시는 고졸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당초 계획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청년취업에 포함시켰다. 고졸채용 분야를 없애버린 꼴이다.

특히 시는 미스매칭에 대한 원인 조사 후 해결책 찾기에는 관심도 없다. 시 관계자는 “지금 고졸자를 위한 채용 지원 대책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심지현 숙명여자대학교 여성HRD대학원 교수는 “고졸자를 포함한 청년층은 전공과 유관 희망직종을 원하는 경향이 뚜렷해 일자리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구직자와 기업간의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미스매칭을 해결하려면 선진국 사례처럼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정규직 전환을 늘리는 등의 방법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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