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1호기가 갑자기 멈춰선 데 이어 예방정비중이던 한빛4호기에서도 결함이 발견돼 올겨울에도 또다시 전력대란이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8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설비용량 58만㎾급)가 이날 새벽 1시 18분께 발전이 정지됐고, 예방정비중이던 한빛4호기에서도 결함이 나타나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원전인 고리 1호기는 올 봄부터 여섯 달 동안 계획예방정비를 받은 뒤 지난달 5일 발전을 재개했지만 50여 일 만에 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예방정비중이던 한빛 4호기에서도 원자로헤드 안내관 84개 가운데 6개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내년 1월 초로 예정됐던 재가동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부품 위조 파문으로 멈춰선 신고리 1.2호기 등 원전 3기의 재가동 여부가 변수가 되겠지만 올 겨울 전력 수급도 빠듯한 상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6기가 정지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 한파가 계속되면서 원전 2기가 동시에 문제를 일으켜 올겨울도 심각한 전력난을 겪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올겨울에는 예년에 비해 한파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도 전해져 전력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실제 전날 전력수급 상황을 보면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공급능력 7856만kW에 순간 최대 전력수요는 7321만kW로 예비력이 535만kW에 불과했다. 발전기 1대가 돌발 고장을 일으키거나 수요가 조금만 더 올랐어도 전력수급경보 1단계인 ‘준비’(예비력 400만∼500만kW)가 발령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경우 애초 이달 말 재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한수원 측은 늦어도 내달 중에는 재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도중에 작은 결함이라도 발견된다면 올겨울 전력계통 병입이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여기에 내달 한빛 5호기(100만kW)가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는 등 일부 공백도 있다.
전력당국은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호기, 월성 1호기 등 전력계통 병입이 아직 불확실한 원전을 제외한 올겨울 최대 공급력을 8300만kW, 최대 수요는 8100만kW로 예상한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예비력이 200만kW에 불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