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대주교 "세상의 부조리 바꾸는 데 주저마라"

입력 2013-11-2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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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인용, "공동체 밖으로 눈 돌려야" 강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2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영명축일 축하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2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영명축일 축하미사 강론에서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변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염 대주교가 지난 24일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에서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염 대주교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전 안에만 안주하는 교회가 아니라 거리로 나가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진 교회를 원한다고 하셨다"며 "오늘의 교회가 물질주의 영향을 받아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을 경계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가 사랑과 나눔을 구호나 이상적인 외침이나 이론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실천하라는 말씀이다. 우리 교회, 사제들도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해야 한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 소외받은 이들, 고통받은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구장인 저를 비롯한 사제들은 인간적으로 부족함이 많지만 그리스도께서는 많은 은총을 통해 사제직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해 주셨다"고도 했다.

특히 염 대주교는 "교황님은 또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의 구조에 짓눌리지 말고 용감하게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신다"며 "그러나 그 방법은 철저하게 복음적인 길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교황님은 그리스도 공동체가 폐쇄적이어서는 안 되며 우리의 공동체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하셨다.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우리 밖의 불쌍하고 힘없는 이웃을 위해 행동하고, 보살피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징표를 읽지 못하고 변화되지 않으면 교회는 신자들과 세상 속에서 외면당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갖고 주님과 함께 주님의 길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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