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017년 대선에 다시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문 의원은 29일 저녁 "2012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고 생각한다. 정권교체를 위해 나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감당할 것이다. 2017년에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들이 정해주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다시 대선에 나서달라는 요구가 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집착하지 않겠지만, 회피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난 데 대해 "국정원에 완성본을 남겼지만 국가기록원에 이를 넘기지 않은 것은 참여정부의 불찰"이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사초폐기 차원이 아니다. 이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새누리당도 의도적으로 사초를 폐기한 사건으로 몰고가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며 독자세력화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경쟁하지만 종래에는 같이 해야 한다"며 연대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민주당은 야권이 분열되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안 의원이 새로 당을 만드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그런 걱정은 부질없다"며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세력까지 안 의원이 포괄하고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서 나중에 힘을 합치면 야권 전체를 크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야가 대립돼 있는 현 정국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작년 대선 때 상황에 대해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고 진정성 있게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야당도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미안해하고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진정성을 보일 때 야당도 협조할 것이고 나 또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지금처럼 정당한 업무였다는 식의 태도를 고수하면 야당이 도울 수 없다"며 "막힌 정국에서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이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의 당사자가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시작한 데 대해 비난하는 시각도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나라가 이런 와중에 있는데 문 의원이 이렇게까지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며 "무엇이 그리 급할까"라고 밝혔다.
그는 "문 의원이 취할 가장 좋은 모습은 다음 대선에서 자신은 백의종군하며 정권 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었을까"라며 "그것이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무산시킨데 대한 책임지는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