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신임 감사원장이 2일 “‘감사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굳은 결의로 스스로가 어떠한 외풍도 막아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신임 감사원장은 이날 오후 취임사를 통해 “감사원의 핵심 가치인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굳건하게 지켜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황 감사원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23대 감사원장으로 취임했다. 황 감사원장의 취임은 전임 양건 원장의 사퇴 이후 98일만이다.
황 감사원장 취임사에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게 된다면 아무리 훌륭한 감사결과라도 그 신뢰와 권위는 뿌리째 흔들리고 말 것”이라며 “끊임없이 제기되는 독립성에 대한 논란과 이로 인해 감사원의 신뢰와 위상이 흔들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지키기 위해 고쳐야 할 제도와 관행이 있다면 이를 과감히 고쳐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감사방향에 대해 우선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는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공직비리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이제 국민의 불신과 박탈감을 초래하는 민생비리, 고위직 비리와 구조적인 비리 등은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직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처벌기준을 한층 더 강하게 적용하고 관련기관과의 정보공유와 협력을 확대해 공직비리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감사원장은 또 국가발전의 근간인 재정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감사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 편성부터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각종 낭비와 누수, 비효율 요인을 제거해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황 감사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부실한 경영성과에도 되풀이되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는 국민에게 위화감을 주고 국가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방만 경영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 원인을 파악해 개선책을 마련하는 한편, 반복되는 비위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하고 해당 기관 전체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가도록 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민생을 돌보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감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전세난, 가계부채 등으로 고통받는 서민의 생활기반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시책을 면밀히 점검해 국민에게 불편과 부담을 야기하는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소극적 업무행태를 비리에 준해 엄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