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엽 STX 대표이사가 제88회 공모사채 회의에서 출자전환안이 부결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STX는 4일 추성엽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함에 따라 강덕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일부 사채권자들이 출자전환 부결에 대한 경영진 책임 요구가 나오자 추 대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STX 관계자는 “지난 제88회 사채권자 집회에서의 출자전환안 부결과 일부 사채권자들의 경영진 책임 요구가 복합적 작용해 추 대표가 책임지고 그만둔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STX는 강덕수·추성엽 대표 2인 체제에서 강 대표 1인 체제로 변경됐다.
앞서 추 대표는 지난달 18일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회사 홈페이지에 ‘채권재조정안에 대한 주요 보충설명’이란 글을 올리며 절박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글에서 “자율협약 체결 후 비협약채권자들의 추가 희생은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출자전환 안건이 부결되면서 추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이날 열린 88회차 사채권자들은 만기연장, 사채이율 조정 안건에는 찬성했지만, 사채총액의 58%를 출자전환하는 안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이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64.72%로 가결 요건에 1.94%포인트 못 미쳤다. 금액으로는 34억원 규모다.
가장 규모가 큰 제88회 집회에서 출자전환이 부결돼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은 불투명해졌다.
한편, STX는 내달 20일 사채권자집회를 다시 열어 동의 여부를 다시 묻기로 했다. 출자전환 안건이 또다시 부결될 경우 STX는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