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자 이날 주식 시장에서는 방산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남북경협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페코는 전일 대비 5.73%(205원) 상승한 3780원에 이날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빅텍(2.22%), 휴니드(2.06%) 등도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이들 종목들의 거래량은 최소 365%에서 최대 783%까지 급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로 북한 내 ‘2인자’로 알려졌던 장성택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남북 긴장 관계가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안보 당국 관계자는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 장후길 부부장 등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이 11월 하순 ‘반당 (反黨)혐의’로 공개 처형됐다”며 “장성택도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장성택 측근들의 처형 사실을 각 지방에 전파하고 사상 교양 등을 통해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장성택의 실각이 우선 남북관계에 부정적 여파를 미칠 거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장성택은 친중국 성향의 온건파로,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주도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 내에 당장 큰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북한 체제 내에 커다란 불안정성이 추가된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반면 남북경협주들은 이날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원은 전일 대비 3.85%(45원) 하락한 1125원으로 장을 마쳤고, 현대상선(-3.76%), 로만손(-3.63%), 이화전기(-2.49%), 재영솔루텍(-2.47%), 인디에프(-2.44%)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서의 이벤트는 크게 경제 관련 이벤트와 정치·지정학적 이벤트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정치·정책 수혜주나 지정학적 수혜주는 지속성 측면에서 볼 때 경제 관련 수혜주보다 오래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장성택 실각’이벤트는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에 추세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이번 이벤트로 인해 방산주들이 단기적으로는 올라갈 수 있겠으나 이내 곧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