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가정부’ 최지우 “결혼 조바심 없다, 연기하는 지금이 좋아” [스타인터뷰]

입력 2013-12-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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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지우가 2일 오후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지우히메’는 어느새 배우 최지우(38)를 표현하는 대명사가 됐다. 드라마 ‘겨울연가’에 출연한 청순가련형의 이 여배우는 아시아 전역의 한류드라마 열풍을 촉발시켰다. 그로부터 11년 후, 이제 최지우는 또 다시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겨울연가’가 자신의 배우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작용했던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26일 종영한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는 최지우란 배우에 박힌 고정관념을 희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극중 가정부 박복녀 역을 맡은 최지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인물의 아픔과 고뇌, 사랑과 희생을 부단히 표현했다.

최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최지우를 만났다. 지난 9월,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났던 최지우의 모습과는 다르게 사뭇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최지우는 “잠을 많이 못 잤다”며 유독 힘들었던 ‘수상한 가정부’ 3개월간의 촬영현장 고충을 전했다.

“잠은 사치였다. 이틀에 3시간을 자도 사는데 지장이 없더라(웃음). 촬영 일정이 막판에 몰리면서 잠이 많이 부족했다. 침대는커녕 이동 중 차 안에서 쪽잠을 잤다. 촬영도 밤 12시 전에 끝난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 가장 힘들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최지우의 열정은 컸다. 특히 박복녀라는 캐릭터는 그간 국내 드라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신선한 캐릭터였다. 일본에서 성공한 원작 ‘가정부 미타’의 존재는 박복녀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조시켰다. 시청자들은 박복녀가 가진 개성에 몰입했고, 동시에 최지우의 연기변신에 집중했다.

▲배우 최지우가 2일 오후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새로운 캐릭터 변화가 있었다. 시작할 때부터 우려도 많았고 (‘가정부 미타’와의) 비교도 많았다. 초반에 박복녀 캐릭터를 잡기 힘들었다. 지금은 해냈다는 느낌이 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성취감도 있다. 캐릭터에 얼마나 녹아들었냐고 물어본다면 스스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극 초반 패딩, 모자 등 박복녀의 모습이 원작과 너무 비슷한 설정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상한 가정부’는 원작의 향수를 조금씩 벗어났다. 총 20부작으로 전작에 비해 2배 많았던 분량과 한국적 정서를 담은 후반부 이야기 전개는 ‘가정부 미타’의 리메이크작이 아닌 ‘수상한 가정부’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

“초반에는 굳이 의상까지 따라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도 많았다. 배우와 제작진끼리 설정을 바꾸자는 의견을 안 낸 것도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패딩, 모자, 시계 등의 소품은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바꾸기 어렵다고 말하더라. 원작자도 그 부분은 지켜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상한 가정부’를 독립적인 것으로 봐주고, 박복녀 캐릭터에 대한 좋은 평가를 해주면서 그런 비교가 많이 없어졌다. 초반에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연기하면서 점차 신경 쓰지 않았다.”

박복녀의 ‘무표정’과 상반되게 ‘수상한 가정부’ 촬영현장은 화기애애했다. 최지우를 비롯해 아역배우 김소현, 채상우, 남다름, 강지우 등은 열악한 세트 환경에서도 가족애를 발휘했다.

“피곤하고 힘든 현장에서 성인 배우는 나와 이성재 밖에 없었는데 우리가 힘들어하면 촬영현장 분위기가 더 안 좋아질 것 같았다. 특히 아이들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함께 장난을 치며 재밌게 촬영했다. 아이들이 실제로도 나를 ‘복녀님’이라고 불렀다. 아이들 덕분에 많이 웃었다. 천진난만한 웃음이 큰 힘이 됐다.”

▲'수상한 가정부' 박복녀 역의 최지우(사진 = SBS)

아역배우와의 즐거웠던 호흡 이면에서는 박근형, 김해숙 등의 베테랑 연기자들이 현장에 무게감을 더하며 최지우에게 힘이 됐다.

“이성재가 그런 말을 했다. ‘지금은 힘들지만 드라마 끝나면 잘했을거란 생각이 들 것이다. 메인 타이틀을 이끌고 가니 자부심 가지고 해라’며 토닥여줬다. 김해숙은 내가 ‘엄마’라고 부른다. 이번에도 핫팩, 보약 등을 챙겨줬다. 내가 안 쓰러지고 감기 등 앓지 않고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엄마 덕분이다.”

최지우의 나이도 올해로 만 38세이다. “늙지 않는다”는 세간의 평가처럼 동안 외모를 자랑하고 있는 그녀였지만 이제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지우는 인터뷰 중 결혼에 대한 질문에 “늦었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조바심은 없다. 물론 나는 독신주의자도 아니고 아이를 싫어해서 낳지 않겠다는 생각도 없다. 하지만 (배우로서 활동하는) 지금이 정말 좋다. 이 좋은 시간들 속에서 결혼에 대한 조바심에 쫓기고 싶지는 않다. 20~30대에는 열심히 일 했고, 앞만 보며 달렸다. 지금은 심적인 여유를 좀 찾았다.”

▲배우 최지우가 2일 오후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하고 있다는 최지우. 그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음은 똑같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드라마계 트렌드인 연상연하 커플의 러브스토리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연상연하의 러브스토리는 관심이 있다. 재밌을 것 같다. 요즘 어린 배우들의 인지도가 빠르게 바뀌더라. 90~2000년대와 달리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얼굴도 예쁘고 연기도 잘한다. 누구와 호흡을 맞추고 싶은지 딱 고르지는 못하겠다(웃음).”

‘수상한 가정부’로 전력질주한 최지우에게 올해도 딱 한 달이 남아있다. 최지우의 남은 한 달의 계획을 들어봤다.

“아직 드라마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안되어서 아직 ‘멘붕’이다. 지금도 3시간 이상 못 잔다. 계속 잠이 깬다. 촬영현장과 대사로부터 해방된 사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아직까지는 약속을 못 잡고 있는데 가족과 여행도 가고 싶고, 못 봤던 영화도 보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 올해가 정말 빨리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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