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단통법’ 반대에 화난 미래부, “한번 해보자는 거냐?”

입력 2013-12-06 09:29 수정 2013-12-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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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와 삼성전자가 정면충돌했다.

미래부는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5일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주재한 단말기유통구조 개선 간담회에 참석, “제조자의 영업비밀은 절대 공개할 수 없다”며 정부정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사장은 특히 “제조사의 영업비밀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물러설 수 없기 때문에)단호한 입장을 취할 계획”이라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시 공개해야하는 단말기 출고가, 장려금, 판매량 등 영업비밀은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공개적으로 언론플레이에 주력, 정부 정책에 흠집을 내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의도적으로 장관주재 간담회 힘을 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이미 사전에 통보, 조율한 내용인데 이제와 언론플레이를 통해 마치 정부가 밀어붙이기식 정책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 이 사장의 발언은 제조업체 CEO가 규제기관 장인 최문기 장관이 주재하고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미래부는 받아들이고 있다.

또 미래부는 제조업체와 이통사들 대부분이 부사장급을 참석시킨데 대해 의도적으로 간담회 힘을 뺀 것 아니냐며 섭섭함을 토로하고 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수장인 장관과 위원장이 참석한데 반해, 업계가 부사장급을 내보내 노골적으로 정책설명회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단통법 간담회 이후 먼저 불을 붙인 쪽은 삼성전자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단통법의 경우 몇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단통법이 시행되면 기존법과 중복돼 이중규제를 받을 수 있는 만큼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의 발언은 단통법에 대한 타협점을 찾자고 모인 간담회 직후 이뤄졌기에 미래부는 더욱 당혹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 같은 삼성전자 측의 발언에 대해 “장관과 위원장이 나선 자리에 (제조사들이)부사장급을 보내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 입장차를 좁히자고 모인 자리에서 또 다시 언론플레이를 하는 건 더 예의에 어긋난다”고 삼성전자 등 제조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조찬 간담회는 제조사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과 배원복 LG전자 마케팅센터장(부사장), 박창진 팬택 마케팅본부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통사에선 이형희 SK텔레콤 CR부문장(부사장), 표현명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사장), 유필계 LG유플러스 CR전략실장(부사장)이 참석했다.

반면 미래부는 최문기 장관, 방통위는 이경재 위원장이 참석하면서 부처내에서도 처음부터 급이 맞지 않는 자리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았었다.

특히 LG전자 등 제조사 단말기 업체 등은 이날 미래부 장관의 간담회를 두고 당일까지 참석자를 고심했지만, 결국 부사장급을 내보내면서 단통법에 대한 양보 의지가 없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미래부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벌써 5번이나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또 단통법에서 제조사가 수정을 요구하는 부분을 제출해 달라고 했지만 뒤에서는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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