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짜리 아내에게 감사한다.”
지난달 4일 열린 2013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박병호(27)는 수상 소감에서 아내와 가족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처럼 스포츠 스타의 주변에는 언제나 아낌없이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가족’ = 박병호는 아내 이지윤씨를 만나 국내 대표 타자로 부상했다. 그는 2005년 LG트윈스에 입단해 2011년 7월 넥센에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7년 동안 무명으로 지냈다. 결혼이 터닝포인트였다. 2011년 12월 결혼한 후 넥센의 간판타자로 우뚝 섰고, 2년 연속 MVP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박인비(25)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총상금 약 245만 달러(약 26억원)로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다. 그에게 든든한 후원자는 엄마였다.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엄마가 끓여 준 감자국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또한 코치이자 약혼자 남기협씨도 큰 힘이 됐다. 박인비는 “(남기협씨는) 심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들의 뒤에는 탁월한 코치가 있다 = ‘빙상여제’ 이상화는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6초36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런 그의 뒤에는 케빈 오벌랜드(39) 코치가 있었다. 오벌랜드가 지난해 8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이상화는 세계신기록을 네 번이나 갈아치웠다. 오벌랜드는 500m에서 2번이나 세계신기록을 경신한 캐나다 대표 출신이다. 이전까지 중국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며 왕베이싱을 세계 1위로 키운 경력이 있다.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자신감 향상과 동기부여에도 큰 도움을 줬다.
지난달 1일 삼성 라이온즈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승리하며 1승3패의 벼랑 끝 상황을 이겨냈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엽과 오승환을 비롯한 삼성 선수들은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3회 연속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기쁨을 누렸던 선수들의 뒤에는 류중일 감독이 있었다. 그는 마지막 경기 직후 팀을 이끄는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팬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에 술로 많은 날을 지새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팬’은 스포츠의 꽃 = 프로의 세계에선 팬도 중요한 요소다. 올시즌 프로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총 674만394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700만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며 고공행진을 계속했던 프로야구는 3년 연속 6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프로축구는 11월까지 총 198만명의 관중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232만여명이었다. 그러나 줄어든 라운드(44라운드에서 40라운드)를 감안하면, 오히려 경기당 관중수는 6767명(2012)에서 7653명으로 늘었다.
1라운드를 마친 NH농협 2013-2014 V-리그 프로배구는 총 6만8913명(12-13시즌 6만114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1일 평균 관중은 지난해 4076명에서 4053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올해 “7번째 구단으로 새로 창단한 러시앤캐시팀이 2~3라운드의 적응기를 거치면 향후 관중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폰서도 큰 힘 = 선수들의 선전에는 기업들의 후원도 공이 컸다. 지난 3월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는 KB금융그룹, 로만손시계, 대한항공, E1 등이 후원한다. 이들은 김연아의 훈련 비용은 물론, 대회 참가에 드는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성적 향상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달 24일 2013-2014 아메리카컵 5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봅슬레이 남자 2인 대표팀 원윤종(28)과 서영우(23)를 후원하는 기업은 대우인터내셔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총 25억원 정도를 지원한다. 이 비용은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의 환경 개선에 쓰였다. 또한 국외 훈련비용이 부족했던 대표팀이 다양한 트랙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5년 이상 된 썰매를 빌려 탔던 상황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